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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 26분 만에 선체 드러내…충돌·침몰 충격에 파손 심각

‘허블레아니호’ 수면 위로

  • 박태우 기자
  •  |   입력 : 2019-06-11 20:33:48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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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수포·각종 부유물 엉겨 처참
- 조타실·객실 입구 시신 4구 수습
- 구조대원들 거수경례로 예 표해
- 후미 훼손 커 와이어 추가 결속
- 인양 작업·수색 잠시 중단하기도
- 배수 완료 후 육안 수색 재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에 대한 인양 작업이 펼쳐진 11일 사고 현장은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박함의 연속이었다. 선체가 수면 위로 모습을 보일 때나, 유해가 발견될 때마다 탄식과 낮은 비명이 쏟아졌다. 총 4명의 유해를 발견하는 성과 속에 선체 인양이 일단락 됨에 따라 향후 나머지 실종자 4명에 대한 수색 작업과 사고 원인 및 책임자 규명을 위한 수사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왼쪽부터 11일(현지시간) 허블레아니호 선체 가운데 부분에 균열이 보인다. 헝가리 대테러청 대원들이 선체 추가 파손을 막기 위해 크레인에 와이어를 연결하고 있다. 한국 신속대응팀 대원이 헝가리 대원과 함께 허블레아니호 안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긴장 속 인양 현장엔 탄식만

헝가리와 한국의 구조 당국은 이날 새벽 일찍부터 인양 작전에 들어갔다. 현지시간으로 11일 오전 6시47분(한국시간 오후 1시 47분)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이 미리 선체에 결박돼 있던 와이어를 감기 시작한 지 26분 만에 선체의 모습 일부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순간 현장에서는 “아!” 하는 낮은 탄식음이 터져 나왔다. 크레인의 와이어 감기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는 조금 더 빨랐고, 갑판까지 드러낸 선체는 찢어진 푸른 방수포와 선체에 엉겨 붙은 각종 부유물로 어지러웠다.

인양 개시 56분 만인 7시 43분 조타실 창이 온전히 드러나 그동안 실종됐던 선장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보이자 취재진 사이에서는 ‘헉’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선장의 시신을 수습한 지 20분 만에 조타실 뒤편, 선실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에서 시신 1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바로 아래 위치에서 연이어 시신 2구가 더 수습됐다. 추돌 후 7초 만에 배가 침몰하며 물이 쏟아져 들어온 바람에 승객들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했다. 방호복을 입고 작업 바지에서 대기한 한국 구조대원들은 시신을 넘겨받은 후 거수경례로 예를 표했다.

■처참한 선체, 사고 충격 가늠케 해

14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허블레아니호는 사고가 얼마나 급박하게 일어났는지 그대로 보여줬다. 선장 경력만 24년이나 되는 ‘베테랑’ 선원조차도 조타실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뱃머리에는 사용하지도 못한 구명튜브 세 개가 무심하게 매달려 있었다. 인양된 시신은 대기 중이던 경찰보트에 실려 감식 장소로 옮겨졌다. 인양 작업과 실종자 수색·수습 내내 현장 주변 대기는 긴장감이 가득 찼다.

평소라면 출근 시민과 이른 관광객 소음으로 가득했을 머르기트 다리는 이날 인양 작업으로 보행자 통행이 제한되며 낯선 고요함이 흘렀다. 실종자가 수습될 때마다 카메라가 연속 촬영을 하는 소리와 낮은 탄식소리가 들려왔다. 머르기트 다리에는 인양 장면을 취재하는 한국과 헝가리 언론, 외신 취재진 약 130명이 몰렸다.

인양이 시작된 지 약 한 시간 반이 흐른 후 돌발상황이 생기며, 수색이 중단됐다. 선체 후미의 파손 정도가 예상보다 심한 것으로 드러나며 선미에 와이어를 추가로 거는 작업이 진행됐다. 작업을 지켜보는 관계자들과 시민들은 속이 타들어갔다. 이날 작업 현장 가까이에 실종자 가족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의 한 관계자는 “가족은 모습을 드러내기를 원치 않아 별도 장소에서 영상으로 인양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실종자 수색·책임 규명 과제

선체 인양이 일단락되면서 나머지 4명의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이 가장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인양 과정에서 시신·유품 유실 방지에 최선을 다했다며 수색작업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 강형식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 “정부는 마지막 시신이 발견될 때까지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면서 “오늘 선체 인양과 실종자 수색 결과를 보고 향후 수색을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내부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체 인양과 수색작업이 일정 부분 정리된 후에는 사고 원인조사·책임규명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인양 후)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사고 원인조사와 책임규명 등 법적인 문제”라면서 “11일부터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법무부도 참석하고 있으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진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헝가리 현지에서 유람선 침몰사고의 ‘가해자’ 수사가 미흡하다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헝가리 경찰이 가해 선박을 다시 찾아 현장 조사를 벌였다.

박태우 기자 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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