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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상> 공공기관 이전의 나비효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프랑스 명문 ‘ENA(국립행정학교)’ 옮겨오자 변방 도시가 유럽 중심지로 도약

  •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박태우 기자
  •  |   입력 : 2019-07-28 19:46:07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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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롱 등 전·현 대통령 배출학교
- 1991년 정부 분권정책으로 이전
- 공직 네트워크 생겨나 투자 촉진

- 혁신산업단지 ‘파크 이노베이션’
- 100여 개 기업 입주 산학연 협업
- 교수진·학생 등 7000여 명 활동
- 지역 내 일자리 창출 산실 역할

수도권에서 수백 ㎞가 떨어진 지방에 세계적 기업이 입주하고 있고, 친환경 에너지는 지역 주민의 ‘주머니’를 채운다. 또 지방 대학은 도시를 먹여 살린다. 서울을 제외하면 소멸 위기와 침체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유럽의 변방에서는 현실이다. 스트라스부르와 프라이부르크, 하이델베르크 등 프랑스와 독일 국경에 접해 있는 이들 3개 지역은 공공기관, 친환경, 대학이라는 재료를 분권의 마법으로 빚어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국제신문은 분권으로 도시의 자원을 십분 활용해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난 선진 유럽 도시를 현지 취재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는 우리나라에서는 낯설지만 익숙한 곳이다. 파리에서 440여 ㎞가 떨어진 독일 접경 지역. 하지만 세계적 관광지인 ‘쁘티프랑스(프랑스 중세의 모습이 잘 보존된 지역)’가 있는 곳이다. 동시에 유럽연합(EU) 의회가 위치한 유럽의 중심이다. 지금은 프랑스 혁신 산업의 대표 도시로 변신 중이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혁신산업연구단지인 ‘파크 이노베이션’ 전경. 박태우 기자·스트라스부르 광역단체 제공
■‘쁘티 프랑스’에 분 ‘첨단산업 바람’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약 3시간을 차량으로 이동해 도착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는 한눈에 유럽에 있음을 실감케 했다. ‘쁘티프랑스’로 알려진 관광지는 알프스 전원 마을에 있는 듯한 인상을 줬고, 도심 동쪽에 흐르는 라인강이 독일과의 경계선이라는 것도 신기했다. 그런데 스트라스부르 중앙역 부근에서 차량으로 약 15분을 이동해 도착한 곳은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낮은 층수의 현대식 건물이 즐비했지만, 단지 주변에 충분한 녹지가 보장돼 친환경 미래도시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파크 이노베이션’. 프랑스 정부가 인정하고 있는 혁신산업연구단지로 스트라스부르의 혁신산업 동력이다. 이 단지에는 바이오테크, 유전자, 정보통신(IT), 광섬유 등 첨단 미래산업 국내외 100여 개 기업이 들어와 산·학·연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스트라스부르 광역단체(Strasbourg eurometropole·주변 소도시가 연합한 메트로폴리스급 행정체계) 측의 설명이다. 특히 4500명의 연구 및 교수진과 학생 등 모두 7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스트라스부르 일자리 창출의 산실이다. 한국인 최초 우주인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이소연 씨가 수학한 국제우주대학(ISU)도 이곳에 있다.

파크 이노베이션에 입주한 기업.
스트라스부르 광역단체 경제 개발 및 국제협력 담당 카트린 트로트만 부의장은 “대부분이 스트라스부르 외부나 외국 기업이 입주해 있다”고 설명했다. 쾌적한 연구 개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3분의 1’ 규칙을 적용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총 부지의 3분의 1은 건물, 3분의 1은 주차장, 3분의 1은 녹지로 구성했다. 또 층수를 낮춰 저밀도 개발을 한 것도 단지의 특징이다.

스트라스부르 도심에는 2009년부터 또 다른 혁신단지 개발이 한창이다. 이른바 혁신 의료기술 연구단지인 ‘넥스트매드(NextMed)’ 캠퍼스다. 2009년 이후 지금까지 10억 유로(1조3100억여 원) 이상의 공적 및 민간 자금이 단지의 건물, 시설 및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투자됐고, 유럽을 비롯해 세계의 우수한 의료 인력을 끌어들였다.

이 때문에 메디트로닉, GE, 지멘스 같은 글로벌 기업은 물론 수십 개의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했고, 1000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 공공기관이 가져온 ‘마법’

파크 이노베이션에 있는 국제우주대학(ISU) 로비에서 연구원이 대화하고 있다.
수도 파리에서 400㎞ 이상 떨어진 인구 30만가량의 작은 도시에 어떻게 국내외 기업이 몰렸을까.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에서는 변방이지만 유럽 전체로 보면 지리적으로 중앙에 위치한다. 그래서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안 체코 등으로 연결되는 유럽 교통의 중심지다. 유럽연합(EU) 의회, 유럽인권재판소, 유럽평의회 본부 등 유럽연합 기구가 스트라스부르에 설립된 것은 이 같은 지리적 영향이 컸고, 기업 역시 주변 국과 협업이 원활한 스트라스부르의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했다. 특히 프랑스 정부가 1991년 지방분권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국립행정학교(애나·ENA)’ 이전은 스트라스부르에 이목을 집중시킨 계기가 됐다. 최고 권력층을 배출하는 교육기관인 ENA는 프랑스 최고의 대학원(그랑제꼴)이다. 현재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프랑수아 올랑드, 자크 시라크,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등 전직 대통령이 ENA를 졸업했다. ENA의 이전은 스트라스부르가 프랑스의 변방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계기가 됐다. 트로트만 부의장은 “ENA는 교수진과 학생을 합쳐 총인원이 200명가량밖에 안 된다. 애나 이전이 직접 기업 이전이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애나 이전은 ‘스트라스부르가 괜찮은 곳이구나’하는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프랑스와 유럽 차원의 공직 네트워크가 스트라스부르를 중심으로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박태우 기자

※ 본 기획취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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