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체 동원 한미훈련 비판하면서
- 미국 자극 않으려 단거리형 발사
- 자위적 국방력 대내외 과시하고
- 비핵화 협상서 주도권 확보 속셈
- 로이터·AP “백악관·北 DMZ 접촉
- 협상 이른 시일내 재개 의향 확인”
- 아베, 北미사일 두고 또 ‘韓 패싱’
북한이 엿새 간격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다음 주 시작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겨냥하면서도 미국과 대화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들은 연일 한미군사훈련과 F-35 스텔스기 도입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남북 군사 합의에 위배되는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날, ‘남측을 향한 경고용’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남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31일 F-35 도입에 대해 “조선반도에서의 적대 관계 해소를 위한 북남 군사 분야 합의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며 북남 관계를 또다시 과거로 되돌려 세울 수 있는 용납 못 할 군사적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조만간 북미 실무협상을 앞둔 북한이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저강도 도발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25일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은 많은 이가 하는 소형 미사일 실험을 했을 뿐”이라는 말로 미사일 발사의 의미를 축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정도는 용인할 수 있다’는 식의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치면 북한으로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 힘을 쏟겠다고 공언한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두고 미사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시험 발사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 시정연설을 통해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지속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이후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저강도 무력시위나 군사연습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한미연합훈련이 오는 5일부터 시작되고, 북한군 하계훈련도 진행 중인 만큼 북한의 미사일 추가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미 실무협상은 한미 군사훈련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남북 경협 기업 초청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아마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 20일까지는 북미 간 실무적 대화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나 싶다”고 내다봤다.
이날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은 북한 당국자가 지난주 비무장지대에서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고위 당국자를 만났고, ‘매우 이른 시점에’ 북미 협상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군 당국도 이날 “이번 미사일 발사는 (무력시위보다) 시험 발사로 추정된다”며 위협이나 도발이 아닌, 무기 개발 차원이라는 해석에 힘을 실었다.
한편,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 “안전 보장에 영향을 주는 사태는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한국을 뺀 채 미국과 긴밀히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베 총리가 이날 연대 대상으로 한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을 ‘패싱(배제)’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