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최고 대학 하이델베르크大
- 인구 14만여 명 소도시에 위치
- 630여 년 역사 … 학문 도시 우뚝
- 석·박사 과정 절반이 외국인
- 노벨상 수상자만 55명 배출
- 대학 건물들 시 곳곳에 산재
- 모든 수업·시설 시민과 공유
- 산학협력으로 일자리 창출
- 시민 30% 이상 대학 관련 일
- 총장·시장 수시로 의견 조율
무려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고, 이 중 8명은 대학 재직 중에 수상했다. 세계적 기관의 각종 대학평가에서 대부분 상위권에 올랐고, 독일 내 1위로 평가됐다. 독일의 통일을 이끌었던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가 이 대학 출신이고, 벨기에 불가리아 그리스 세르비아 태국의 수상 및 영국의 왕태자도 이 학교를 거쳐 갔다. 특히 이 대학에 다니는 학생의 4분의 3 이상이 다른 지역에서 왔다. 이 대학이 위치한 곳은 독일의 어느 지역일까. 소위 ‘SKY 문화(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서울 지향적 대학 인식)’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은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겠다. 정답은 하이델베르크. 베를린에서 630㎞ 떨어진 인구 14만여 명의 소도시다. 이곳에 있는 하이델베르크대학은 1386년에 설립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다. 지방분권이 자리 잡은 독일에서 하이델베르크대학과 시는 630여 년을 함께 성장하며 ‘대학 도시’ ‘학문 도시’라는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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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델베르크시 전경. 하이델베르크시청 제공 |
■‘대학=도시’ 발전 공동체
부산에는 부산대 부경대 동아대 한국해양대 등 모두 24개의 국·사립 대학이 있다. 서울 다음으로 대학 수가 많고 면적당 밀집도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부산시와 대학의 상호 발전을 위한 노력은 미흡한 실정이다. 오히려 부산 대학은 지역사회의 인적·물적·지적 자원의 보고인데도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학생의 수도권 유출로 구조 개혁의 위기를 맞고 있다.
부산 그리고 부산의 대학에 ‘하이델베르크 모델’은 새로운 발전 방향으로 참고할 만하다. 지방분권 마지막 취재를 위해 찾은 독일 하이델베르크시는 대학과 도시의 경계가 모호했다. 하이델베르크시 중심지인 구시가지에는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다면 대학 캠퍼스인지 일반 건물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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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자의 길에 있는 하이델베르크대학 건물. |
구시가지 곳곳에 하이델베르크시청은 물론 하이델베르크대학 인문·사회학과 캠퍼스가 혼재했다. 우리나라 대학처럼 화려한 대학 간판은 없었다. 대학 캠퍼스임을 표시하는 울타리도 없어 대학 캠퍼스와 도시 건물이 한데 어우러졌다. 하이델베르크대학의 캠퍼스는 구시가지(인문·사회과학) 노이엔하이머 펠드(자연과학·의학과) 베르크하임(경제학·정치학·사회학 연구소 등) 등 하이델베르크시 전역에 흩어져 있다. 도심 곳곳에 대학 건물이 위치해 관광 자원으로 활용됐고, 도시의 경제 활성화를 이끌었다.
또 대학은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시민과 호흡했다. 모든 대학 수업을 시민이 들을 수 있게 개방했다. 이뿐 아니다. 학생식당, 도서관도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과 시의 협력도 활발했다. 하이델베르크시 팀 헤레 홍보팀장은 “시장과 총장이 월 1회 이상 상시로 만나 의견을 나눈다”며 “교통 등 도시 계획에 있어 대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우선 협의하고 조율한다. 또 문화 예술 부분은 하이델베르크대학과 시가 중점적으로 협력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학이 최대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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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하이델베르크 시민이 ‘철학자의 길’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헤겔 야스퍼스 하이데거 같은 세계적 철학자가 이곳을 산책하면서 명상하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
하이델베르크대학은 이곳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하이델베르크대학의 학생과 교수진은 모두 3만여 명으로 시 전체 인구의 20%가량을 차지한다. 하이델베르크대학 베른하르트 아이텔 총장은 “우리 대학이 하이델베르크시의 최대 고용주”라며 “하이델베르크에 사는 사람중 30% 이상이 대학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하이델베르크시는 실업률이 거의 없는 도시”라고 말했다. 또 독일내 다른 지역과 외국에서 인재가 하이델베르크대학으로 몰려온다. 아이텔 총장은 “대학 재학생 중 4분의 3은 이 지역 출신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 유학생 비율도 전체 재학생 중 20%가량을 차지하고, 석·박사 과정에서는 절반이 외국인이다.
하이델베르크대학을 중심으로 한 활발한 산학 협력 역시 하이델베르크시의 최대 강점이다. 시 헤레 홍보팀장은 “산학 협력 단지가 3개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텔 총장은 “다양한 모델의 산학 협력이 이뤄지고 있고, 그 수 또한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하이델베르크시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과의 협력 모델을 통해 역사성과 도시성을 동시에 유지하며 도시 발전을 이뤘다. 미래와 과거의 공존을 이끄는 시와 대학의 협력이 연간 12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하이델베르크를 찾게 하는 동력이다.
하이델베르크=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본 기획취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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