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석자 쪼개기·회의장 오가기도
- 당 안팎 “효율성 떨어진다” 지적
한일 경제전쟁이라는 비상시국을 맞아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각종 기구를 ‘풀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대응 기구가 우후죽순으로 설치되면서 통일된 대일 메시지가 나오지 못해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하루에만 민주당은 당정협의를 두 번이나 열었다. 당·정·청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의원회관에서 상황점검·대책위 회의를 열었다. 30분 전인 오후 2시 의원회관에서 당 정책위 및 민주연구원 주최로 ‘일본 무역 규제 후속조치 및 지원방안 관련 당정 및 산업계 긴급 정책 간담회’가 열렸다. 30분 간격으로 두 번의 당정협의가 열린 셈이다.
각종 위원회와 간담회가 겹치기 식으로 열리다 보니 참석자가 중복되는 일도 다반사다. 민주당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아예 ‘두 탕’을 뛰며 국회의원회관 1, 3층을 오갔다. 당정에서는 참석자 쪼개기식 회의도 생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장관이 2시 30분 행사에, 주무국장인 산업정책국장은 2시 행사에 나눠 참석했다. 당에서도 정책위의장은 2시30분 행사에, 정책연구원장은 2시 행사로 나눴다.
14일에도 회의 일정은 빽빽하다. 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5당과 정부, 청와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민간까지 참여하는 민·관·정 협의회 2차 회의가 열린다.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민주당 강병원 의원 주최로 일본 경제보복 대응 카드 중 하나로 거론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폐기 여부를 논의하는 토론회가 개최된다.
당 안팎에서는 효율성을 고려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각의 기구에서 많은 대안을 쏟아내다 보니 피로감이 크다는 얘기다. 이미 여당이 일본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협의체만 해도 3, 4개다. 지난달 8일 ‘일본경제보복대책특위’(위원장 최재성 의원)가 출범했고, 이 특위는 같은 달 17일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로 이름을 바꿨다. 같은 달 31일에는 ‘소재·부품·장비·인력발전특위’(위원장 정세균 의원)가 출범했다. 이달 4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당·정·청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정세균 의원이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6일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원내 기구로 ‘한일 경제전 예산입법지원단’(단장 윤후덕 의원)을 구성했다.
일단 정부는 현 상황에 맞춰 대일 전략을 통일성 있게 다듬기로 했다.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대책위 첫 회의에서 대책위가 여러 기구의 소통을 주관하고 조정하는 ‘관제탑’ 역할을 맡기로 한 것도 이런 지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대책위 정세균 위원장은 회의에서 “쏟아지는 현안과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문제를 점검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흩어진 분야별 기구와 체계를 종합적으로 조정·통합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