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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克日 있었지만 反日 없었다…대화門 열어놓되 '자강' 최역점

文대통령 “日, 협력의 길 나오면 기꺼이 손잡겠다”…강대강 대치 아닌 ‘투트랙 ’ 재천명

  • 디지털콘텐츠팀
  •  |   입력 : 2019-08-15 11: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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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는 점을 확실히 알렸다.

과거사 문제에서는 단호하게 대응하며 해결책을 찾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지향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투트랙 기조’의 연장선에서 이번 한일갈등 사태에서도 외교협력을 통한 해결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이번 광복절 경축사는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시점에, 향후 한국 정부의 대처 방향을 짐작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일본을 겨냥한 고강도 비판을 내놓는다면 이후 양국의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하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꼬일 것이라는 관측도 공공연하게 제기됐다.



그러나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베일을 벗은 문 대통령의 경축사에는 ‘반일(反日)’ 메시지는 거의 담기지 않았다.

물론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된다. 일본이 이웃나라에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기를 우리는 바란다”고 하는 등 일본을 압박하는 발언이 포함됐으나 그 수위는 애초 예상보다 훨씬 약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특히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강제징용 문제를 포함해 위안부 문제 등 구체적인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대신 “우리는 일본과 함께 일제강점기 피해자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하고자 했고 역사를 거울삼아 굳건히 손잡자는 입장을 견지했다.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라며 미래지향적 관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감정적 대응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내년에는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사상 최초의 동아시아 릴레이 올림픽”이라며 “공동번영의 길로 나갈 절호의 기회다. 세계인들이 평화의 한반도를 보았듯이 도쿄올림픽에서 우호와 협력의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례로 여권 일각에서 도쿄 올림픽에 대한 보이콧 주장까지 제기된 것과 달리, 도쿄 올림픽을 우호와 협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이 “우리 국민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성숙하게 대응하는 것 역시 두 나라 국민들 사이의 우호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수준높은 국민 의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대일 비판을 최소화한 배경에는 이번 사태의 해법을 외교적 대화의 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도 이번 사태를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없는 게임”이라고 규정하면서,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것은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일본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과 별개로, 외교적 해결의 문을 닫아놔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여기에는 세계무대를 향해 한국이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고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면, 국제사회 여론이 일본의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압박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일본을 향해 손을 내밀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문 대통령은 이번 사태 이후 계속 유지해 온 ‘극일’ 기조는 그대로 유지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을 오히려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 일본을 뛰어넘는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문 대통령이 제히사는 근본적 해법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짐한다”며 ‘자강’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이루지 못했다”는 발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분단을 이기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있는 경제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는 길이고, 일본을 동아시아 협력의 질서로 이끄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을 뛰어넘는 것뿐 아니라 일본을 이끌며 함께 번영하자는 것이 문 대통령의 장기적 청사진인 셈이다.

여기에는 한국이 이번 사태를 극복하고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있다는 자신감도 읽힌다.

나아가 일본을 향해서도 이번 조치로 한국은 주저앉지 않으리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던지는 것이 부당한 규제를 철회토록 하는 최고의 압박카드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동시에 동북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서도 일본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일본을 압박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과 동요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일본 역시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관료들이 전략물자가 한국으로부터 북한으로 흘러들어갔다고 주장하는 등의 주장을 펴기도 했으나, 이런 이념적 논리로 경제보복을 정당화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못박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한일 간 소모적 갈등을 이어가는 대신 동북아 평화체제에 힘을 모을 때라는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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