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 아베 정부로 … 대화 거듭 촉구
- “美, 지소미아 종료 ‘실망’ 반응
- 정책적 차이에 쓰는 표현일 뿐”
- 외교부, 해리스 美 대사 불러
- “실망·우려 반복 표출 자제” 요청
- 오전엔 日 대사 불러 엄중 항의
- 오늘 한일 국장급 회의 주목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한 28일, 정부는 강한 유감과 항의를 표하면서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대화 참여를 촉구했다. 일본이 원인 제공을 했고, 우리 정부는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만큼 한일 관계를 회복하려면 일본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외교부는 이날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엄중히 항의하는 한편 29일 한일 외교부 국장급 회담을 열고 해법을 모색하는 등 강온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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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8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실에서 일본의 2차 경제보복 조치인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28일 서울 외교부 청사로 초치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日, 한·미·일 관계 저해 원인 제공”
청와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미·일 관계를 저해시킨 것은 바로 일본”이라며 재차 일본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했듯 일본은 우리가 내민 손을 잡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까지 남은 3개월 동안 일본이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하면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점을 들면서 “공은 일본 측에 넘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이번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최근 일본은 우리의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우리가 수출규제 조치를 안보 문제인 지소미아와 연계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애초 안보 문제와 수출규제 조치를 연계시킨 장본인은 바로 일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지적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수출허가제도의 문제점이 일본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국제안보과학연구소의 수출통제 체제에서 우리가 17위, 일본이 36위였다. 일본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한국이 역사를 바꿔 쓰려고 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역사를 바꿔 쓰고 있는 것은 일본”이라고 책임 소재가 일본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우리나라를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고 두 번이나 언급한 점을 들어 “기본 신뢰 관계가 훼손된 상황에서 지소미아를 유지할 명분은 없다”는 종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부인한 적이 없다. 그러나 ‘반인도적 불법 행위’는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고, 따라서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고 대법원 판결은 이를 확인한 것”이라며 “오히려 일본 외무성 조약국장이 1991년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청구권 자체가 소멸한 게 아니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2차 대전 중 시베리아에 억류돼 강제노역을 당했던 일본인의 개인청구권 문제에 대해 일본 스스로도 1956년 체결된 ‘일본·소련 간 공동선언’에 따라 개인청구권이 포기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일본은 이런 입장을 바꾸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한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고, 이를 근거로 한미동맹에 균열이 갔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틀린 주장”이라며 “오히려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를 계기로 한미동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실망’ 표현에 대해서는 “미국이 동맹국·우호국과 정책적 차이가 있을 때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표현이다. 미국은 지소미아 유지를 계속해서 희망해 와서 우리의 종료 조치에 실망을 표명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조세영 1차관은 이날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서울 도렴동 청사로 불러 한일 지소미아 종료를 비롯한 한일 및 한미 관계 현안을 협의했다. 특히 조 차관은 해리스 대사에게 미국 정부가 한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실망과 우려는 표시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발신하는 것은 한미 관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자제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일본대사 초치
조세영 차관은 앞서 이날 오전 11시30분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한 데 대해 “이번 조치는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관한 명백한 무역 보복이자 한일 간 협력 관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도전”이라고 항의했다.
외교부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장과 일본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29일 오후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만나 양국 간 상호 관심사를 논의한다. 양측이 만나는 것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강행한 이후 처음이다. 김 국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한 일본 측 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즉각적인 철회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