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이 튼튼해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옮기는 북한의 멧돼지가 절대 넘어올 수 없다’는 국방부의 해명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이 돼지열병 발생을 국제기구에 보고한 2019년 5월 이후 휴전선 철책은 7회나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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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바른미래당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3일 국방부에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현재까지 9개 사단 13개소에서 GOP(일반전초) 철책이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보강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5건이다.
하 의원은 국방부가 말 바꾸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돼지열병 북한 전파설에 대해 “우리 군 철책이 튼튼하기 때문에 절대 뚫고 내려올 수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 하 의원이 집중 질의하자 정 장관은 “태풍·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철책이 무너진 경우가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또 하 의원은 국방부가 철책 파손에 관해 내용을 축소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철책 파손 및 보강공사 현황자료 요구에 대해 ‘파손된 현황은 없음. 다만 집중호우 및 태풍으로 인한 일부 구간이 기울어져 보강공사를 실시했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하 의원실이 현장 담당자에 확인한 결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34m에 이르는 철책 등이 해안가까지 떠내려갔다’는 설명을 받아냈다. 하 의원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돼지열병의 전파 경로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밝혀야 할 정부가 거짓 자료를 제출하고 북한 반응만 살피고 있다”며 “하다 하다가 역병의 책임을 묻는 일도 북한 돼지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환경부는 이날 경기 연천군 내 비무장지대(DMZ)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혀 돼지열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DMZ 내 멧돼지가 철책을 뚫고 남쪽으로 내려왔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과학화 경계 시스템 덕분에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