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우리 선 조치 화답해야 논의”
- 협상중단 카드 꺼내 미국 압박
- 하노이 정상회담 이전으로 후퇴
- 2주내 재개 北 수용여부 미지수
북한이 7개월 만에 열린 미국과 스톡홀름 실무협상에서 또다시 ‘결렬’을 선언하고 미국에 공을 넘겼다. 이번 협상에서 북한은 진전된 비핵화 조치에 대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보다 더 ‘엄격한’ 조건을 제시하며 호락호락하지 않은 협상 태도를 보였다. 주최국 스웨덴이 2주 안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초청을 북미가 수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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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비핵화 실무협상을 마친 후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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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스톡홀름 협상이 결렬된 직후 성명을 내고 “핵 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 발사 중지, 북부 핵 실험장의 폐기, 미군 유골 송환과 같이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와 신뢰 구축 조치에 미국이 성의 있게 화답하면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를 위한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지난해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북한이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다.
이런 자신들의 선(先) 행동에 미국이 상응하는 조처를 해야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제시했던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보다 일면 후퇴한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미국만 영변 폐기 플러스알파(+α)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도 +α를 요구하고 있다”며 “(북한의) +α는 결국 제재 해제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주 안에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미국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은 모든 주제에 논의를 계속하기 위해 2주 이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주최 측의 초청을 수락할 것을 제안했다”며 “미국 대표단은 이 초청을 수락했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부정적이다. 김명길 대사는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 볼 것을 권고했다”며 ‘협상 중단 카드’를 꺼내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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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무협상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 미국 대표단 일행이 이날 밤 협상 결렬 뒤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뒷모습 왼쪽 세번 째가 비건 대표. 연합뉴스 |
북한이 이런 강경한 입장을 지속할지, 아니면 첫 담판에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전술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압박 전술이라면 2주 안에 다시 모이자는 스웨덴의 요청에 응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북한이 미국에 ‘연말’ 시한을 제시한 것은 여전히 대화 의지가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김태경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