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지역 대리운전 업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시장의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산지역 대리운전 기사 수는 7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경기 불황과 고용 불안 여파로 퇴근 후 ‘투잡’으로 대리운전에 뛰어드는 직장인이 늘고 있는 추세다.

부산시의회 도용회(동래2) 의원은 10일 부산시의회 이음홀에서 열린 ‘대리운전자 야간이동권 보장 조례제정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부산지역 대리운전업체가 대리운전 기사의 이동을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하면서 탑승비용(하루 3000원 상당)을 강제로 징수하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다”면서 “이들 업체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콜(호출)을 기사에게 주는 구조로 운영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수수료가 요금 대비 과다하게 징수된다. 부산시가 왜곡된 대리운전 시장에 개입해 시장의 공정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 의원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대리운전 호출은 해당 앱을 실행해야 배차를 받을 수 있는데, 앱을 실행하면 매일 3000원에서 일주일에 17만5000원까지 강제로 내야 한다. 특히 도 의원은 “시 산하 기관인 부산교통공사가 대리 콜(호출)을 받는 앱을 개발해 일정 수수료를 받고, 해당 수수료로 대리운전 기사를 위한 야간이동 버스를 운행하자”고 제안했다.

박재순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부산지부장은 “대리운전 노동자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로 분류돼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도 노동법의 제한으로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각 업체는 중계프로그램별로 카르텔을 형성해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그 비용을 대리운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리운전 시장이 특정 업체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사회 안전망으로서 제 기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이날 토론회를 거쳐 다음 달 열리는 제282회 정례회에서 관련 조례를 발의할 예정이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