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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 마지막 순간 지킨 ‘장남 문재인’ 애끓는 사모곡

현직 대통령 첫 모친상

  • 김태경 배지열 임동우 기자
  •  |   입력 : 2019-10-29 20:45:29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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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친 병세 악화됐다는 소식에도
- 일정 소화한 뒤 황급히 부산행
- 김정숙 여사·송기인 신부
- 대통령 올 때까지 병상 지켜
- 도착 2시간40여분 만에 별세

“돌아가셨습니다.” 29일 오후 7시33분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 중구 메리놀병원을 나섰다. 문 대통령이 모친 강한옥(92) 여사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온 지 2시간40여 분 만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7시15분 강 여사의 별세를 공식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2017년 청와대를 찾은 문 대통령 모친 강 여사와 문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이날 병원 중환자실 주변은 이른 아침부터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병원 경호원과 경찰, 청와대 경호원이 배치돼 현장을 정리하고 나서 긴장감마저 흘렀다. 이곳에 입원 중인 강 여사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탓이다. 중환자실에는 강 여사의 이름이 적힌 이름표가 뒤집힌 채 꽂혀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강 여사의 재실 여부를 묻는 말에 “안에 계시긴 하나 환자와 관련한 추가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극도로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의 가족과 지인도 속속 도착했다.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는 오전 11시45분 중환자실에 도착했다. 경호원과 함께 병원에 모습을 드러낸 김 여사는 중환자실 출입문 바로 옆 면담실로 향했다. 이어 오후 2시45분에는 문 대통령의 멘토로 잘 알려진 송기인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이 병원을 찾았다. 김 여사와 송 이사장은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까지 강 여사의 곁을 지켰다.

대통령이 온다는 소식에 같은 층 환자들이 얼굴을 보려고 몰려들기도 했다. 환자 송정숙(63) 씨는 “대통령 어머니를 위해 기도해드리려고 기다리고 있다.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입원 중인 강 여사를 봤다는 증언도 나왔다. 환자 김경자(58) 씨는 “7층서 침대에 누운 채로 나온 모습을 한 번 봤다. 얼굴이 새하얗고 아주 예쁘셨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모친의 병세가 악화됐다는 소식에도 문 대통령은 오후 2시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 공식 일정을 소화한 뒤에야 황급히 모친의 병실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새마을지도자대회 연설을 하는 도중 애가 타는지 물을 두 모금 마시는 모습이 포착됐다.

오후 3시30분께 수원에서 출발한 문 대통령은 오후 4시께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오후 4시50분 승합차와 검은색 승용차 세 대가 병원 정문으로 잇따라 들어왔다. 승용차에서 내린 문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병원 측으로부터 상태를 브리핑받은 문 대통령은 7층의 한 병실에서 어머니를 만났다. 강 여사가 누워 있는 침대는 6층 중환자실에서 7층으로 옮겨졌고, 대통령과 영부인이 곁을 지켰다.  문 대통령은 오후 7시45분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도착해 장례 일정을 직접 챙겼다. 빈소인 남천성당은 문 대통령의 딸인 다혜 씨가 2010년 3월 결혼을 한 곳이기도 하다. 천주교 신자인 강 여사의 세례명은 ‘데레사’로, 문 대통령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신앙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여사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문 대통령은 최근 비공식적으로 부산을 여러 차례 찾아 문병을 다녀왔다. 앞서 지난 8월에는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했다가 다음 날인 16일 하루 연가를 내고 모친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7월 말 예정됐던 휴가 기간 중 모친을 찾을 계획이었다가 휴가가 취소되면서 연가를 내는 방식으로 짬을 내 어머니를 문병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어머니 강 여사에 대해 “어머니가 끄는 연탄 리어카를 뒤에서 밀면서 자립심을 배웠다”며 “가난 속에서도 돈을 최고로 여기지 않게 한 어머니의 가르침은 살아오는 동안 큰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김태경 배지열 임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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