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활성화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지역화폐’ 발행을 놓고 부산시와 시의회 사이에 전운이 감돈다. 시의회는 시가 ‘깜깜이’로 사업을 추진한다며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문제를 지적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반면 시는 절차에 따라 진행됨을 들어 사업 추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반격에 나설 태세다.
5일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오는 22일 시 민생노동정책관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다. 이날 감사에서는 지역화폐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역화폐는 자금의 지역 외 유출을 막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와 골목상권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도입한다. 시는 내년에 1조 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 7월 ‘부산시 지역화폐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사업의 근거를 마련했고, 시와 시의원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중소상공인으로 구성된 지역화폐 추진단이 구성됐다.
하지만 시의회에서는 시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며 반발한다. 지역화폐 추진단장을 맡은 부산시의회 곽동혁 민생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시가 1조 원에 달하는 지역화폐를 발행하면서 운영대행사 선정 및 평가위원 구성 과정을 시의회나 시민단체, 소상공인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 위원장에 따르면 시는 운영대행사 선정을 위한 평가위원 공모를 진행했는데 모두 116명이 신청했다. 시는 지난 4일 이 가운데 21명을 추렸고, 7명을 최종 평가위원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곽 위원장은 평가위원을 선정하는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운영대행사 선정은 사업 성패를 좌우할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시가 제시한 평가위원 선정 기준은 매우 모호하다”면서 “시에서는 계속 구체적인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또 “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지역화폐 추진단의 의견을 반영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이나 비중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며 “추진단이 7차례에 걸쳐 회의를 여는 등 지역화폐 도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정작 사업 추진과정에서는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는 지금까지 사업이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맞선다. 시 관계자는 “평가위원 선정은 공모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선정 기준은 전문성, 경력 등 개괄적으로 이미 공개했다”며 “세세한 기준은 보안 사항이므로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는 또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되는 시점에는 운영대행사 선정이 끝난 후여서 여러 가지에 대해 더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의회의 공세를 막아낼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지역화폐 도입을 놓고 시와 시의회 및 시민단체가 갈등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16일 열린 지역화폐 추진단 5차 회의에서 민간 위원 5명(시민단체 2명, 전문가 2명, 소상공인 1명)이 불참하는 형태로 보이콧했다. 이들은 당시 “시가 1~4차 회의에서 논의한 결과를 완전히 무시하고 지역화폐에 제로페이를 연동하는 안을 갖고 나왔다”고 항의했다.
시는 “애초 계획대로 카드형을 우선 도입할 것이고 제로페이와 같은 모바일은 추후 보조수단으로 도입할 예정”이라며 “추진단의 논의 내용을 무시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부산 지역화폐 추진 경과 및 향후 계획 |
시기 |
내용 |
2019년 3월 27일 |
지역화폐 실무 협의회 구성 |
5월 13일 |
지역화폐 토론회 개최 (김영춘 국회의원 주관) |
7월 10일 |
부산시 지역화폐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 제정 |
7월 |
지역화폐 추진단 구성 |
8~9월 |
1~7차 지역화폐 추진단 회의 |
9~10월 |
지역화폐 네이밍 공모 (‘동백전’ 선정), BI선정 |
10월 23일 ~11월 4일 |
지역화폐 운영대행사 입찰공고 |
11월 8~14일 |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계약 체결 |
11월 14일~ |
운영대행사 시스템 구축 |
12월 |
지역화폐 시범 발행 |
2020년 1월 |
지역화폐 본 도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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