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의원, 불출마 선언 ‘충격파’
- 4545자 원고지 22매 선언문
- 계파 갈등 설명에 절반 할애
- “용퇴… 험지 나가라 손가락질
- 자길 향하지는 않는다” 일침
- 입지 약화에 불출마 시각도
# 한국당 PK발 물갈이 강타
- ‘당 브레인’ 맡아온 김 의원
- 깜냥 안 되는 초·재선도 압박
- 선수 상관 없는 불출마자 예고
- 황교안 “보수대통합 성사 위해
- 우리가 희생하면서 나아가야”
글자 수 4545자, 200자 원고지 22매 분량으로 자유한국당 김세연(부산 금정) 의원이 공표한 불출마 선언문은 묵직했고, 매서웠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유민봉 의원(1361자)과 재선 김성찬(750자) 의원의 발표문과 비교하면 3배가 훌쩍 넘는다. 한나라당, 새누리당에 이어 자유한국당까지 당의 역사를 함께한 만큼 할 말 많았던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문에는 자성과 당에 대한 고언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당과 지역내 입지 약화가 김 의원의 이번 불출마 선언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영남권, 3선, 40대, 중도 보수의 이미지를 갖춘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영남권 물갈이’를 견인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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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국가안보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보수 통합·인적 쇄신 한계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문은 ‘당내 계파 갈등’을 설명하는 데 절반을 할애했다. 김 의원은 “정치권에서 만성화를 넘어 이미 화석화되어 버린 정파 간의 극단적 대립 구조 속에 있으면서 ‘실망-좌절-혐오-경멸’로 이어지는 정치 혐오증에 끊임없이 시달려왔음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중 탈당한 뒤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에 소속돼 유승민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가 지난해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은 복당파-잔류파, 친박(친박근혜)계-비박계 등으로 나뉘었고 계파 갈등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한국당의 인적 쇄신을 두고 일침을 날렸다. 그는 “‘물러나라, 물러나라’고 서로 손가락질은 하는데 막상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 발언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자기는 예외이고 남 보고만 용퇴하라, 험지에 나가라고 한다”며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친박계를 중심으로 재선인 김태흠 의원과 초선 의원들이 내놓은 ‘영남권·강남 중진 용퇴론’을 정면 반박하며 계파 갈등 책임론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초·재선도 물갈이 대상자
영남권 물갈이는 ‘선수에 상관없이’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초·재선 의원의 중진의원 용퇴 요구에 대해 ‘초·재선 물갈이’라는 역풍이 불었다. 이런 가운데 물갈이 대상의 ‘애매’한 지점에 있던 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초·재선도 인적 쇄신 대상에 본격 올랐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14일 황교안 대표와 영남권 중진 의원들간 오찬 때도 중진 의원 대상자로 ‘4선’ 이상 의원이 참석했다. 여기에 합리적 보수로서 ‘당 브레인’을 맡아온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깜냥 안 되는 초·재선 의원도 인적 쇄신할 명분을 주기 충분하다.
황교안 당 대표도 ‘판갈이’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황 대표는 전날인 16일 울산 대현체육관에서 열린 ‘좌파독재 공수처법 저지 및 국회의원 정수 축소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해 “어려운 싸움이 시작됐다. 한국당 힘으로 이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가 많이 힘들어졌다”며 “우리가 희생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그러면 국민이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대통합’을 성사시키려면 한국당이 가진 기득권 일부를 내려놓는 게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20대 총선 공천 당시 교체율 0%를 기록한 부산지역에서 어떤 정치 향배를 보일지 이목이 쏠린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