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출마 요구·지도력 부재 의식
- 마지막 카드 빼들었다는 분석
- 여야 협상 차질·정국 급랭 전망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단식 투쟁에 돌입하면서 패스트트랙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을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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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
황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황 대표는 청와대가 경호상의 이유로 단식을 위한 텐트 설치를 불허하자 참모들은 국회로 옮길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밤늦게까지 청와대 단식을 이어갔다. 황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것은 패스트트랙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및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저지하는 동시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수용 및 소득주도성장 폐기 등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단식에 앞서 발표한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문재인 정권 반대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모조리 사법정의라는 이름으로 처단하겠다는 법이 바로 ‘공수처법’ ‘좌파 독재법’이라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에 대해서도 “문재인 시대, 혹은 그보다 못한 시대를 만들어 가려는 사람들의 이합집산법이며 자신들 밥그릇 늘리기 법”이라고 폄하했다. 또 “지소미아 파기는 한미동맹의 위기, 안보 위기, 나아가 경제 위기로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의 단식 배경에는 이같은 대여공세 외에도 최근 불출마·용퇴 요구 등 당내 분란과 지도력 부재 논란을 의식한 마지막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황 대표의 단식은 떼쓰기, 국회 보이콧, 웰빙 단식 등만 경험한 정치 초보의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평가절하했고, 정의당도 “빈약한 정치력의 발현”이라고 진단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제발 단식하지 말라. 그다음 순서인 사퇴가 기다린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단식투쟁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여야 간 협상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조만간 가동될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간 정치협상회의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한국당을 포함한 5당 간 합의 처리하는 노력을 계속하느냐, 아니면 한국당을 뺀 4당 간 공조로 처리하느냐는 선택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선거법 개정안이 오는 27일 본회의에 부의되고 검찰개혁 법안이 내달 3일 본회의로 넘어가는 만큼 12월 초·중순이 결단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민주당은 한국당을 빼고도 선거법 내용을 일부 조정하면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의 본회의 의결정족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선거법의 경우 ‘게임의 룰’이라는 점에서 합의 처리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