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명백한 불법” 반대 고수

- 與 “한국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 수용하면 타협점 찾을 수 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에 오른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선거법 개정안은 지난 4월 30일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공조로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된 이후 211일 만에 본회의 상정 및 처리할 수 있게 됐다. 2차 패스트트랙 정국이 전망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대치는 한층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은 이날 0시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국회법에 따라 패스트트랙 법안은 본회의에 부의된 지 60일 이내에 상정되며 이때까지 상정되지 않으면 그 이후에 열리는 첫 본회의에 자동으로 상정된다. 상정시 의결에는 재적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의원정수 300명 유지 ▷지역구 의석 수 253석→225석 축소 ▷비례대표 의석 수 47석→75석 확대 ▷연동률 50%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이날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불법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부의에 대해 항의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황교안 대표께서 단식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한국당 내 강경한 입장들이 형성됐다”며 “이런 과정에서 유연한 방안들 모색하고 협상에 나서기가 사실 쉽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결사 반대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에서 “정체불명 선거제, 민심왜곡 선거제, 위헌적 선거제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부의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일단은 검찰개혁 법안의 본회의 부의(다음달 3일) 전까지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수용하면 그때부터 매우 유연하게 협상에 임할 수 있고 실제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는 국회법에 따라 표결 처리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다음달 17일까지는 선거법이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에서는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방법론으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하자는 주장과, 법안이 강행 처리될 경우 의원직 총사퇴, 총선 거부 등의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