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찬 “한국당 철회해야 대화”
- 나경원 “원포인트 본회의 열자”
- 문 대통령, 한국당 고강도 비판
- “아이들 협상카드로 사용말라는
- 절규까지 하게 만들어선 안 돼”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기습 신청으로 국회가 마비된 가운데 여야는 2일 예산안과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 여부를 둘러싼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를 열려면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부터 철회하라고 요구한 반면, 한국당은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한 후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법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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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찬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자유한국당을 규탄하고 있다. 오른쪽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날 청와대 앞 단식투쟁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이용우 기자 |
민주당은 이날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을 ‘쿠데타’로 규정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만약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지 않으면 다른 야당들과 함께 내년도 예산안과 일부 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해찬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은) 국가 기능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쿠데타”라면서 “한국당에 더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공식 철회하고, 국회를 정상 운영하겠다고 공개 약속할 때에만 예산안과 법안을 한국당과 대화해서 해결해 나가겠다”며 “한국당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국회 정상 운영을 강조하는 야당과 국회를 정상화해 예산안과 처리 가능한 민생 법안을 정기국회(10일) 내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안건은 다음 회기 때에야 표결에 부칠 수 있기 때문에 한국당의 필리버스터가 이뤄질 경우 임시국회 회기를 잘게 쪼개서 선거법 등을 순차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당은 이날 민주당의 국회 봉쇄로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비롯한 민생 법안들의 발목이 잡혀 있다면서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를 촉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열린 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불법적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철회하고 양대 악법(공수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을 철회할 생각을 하기는 커녕 더 큰 불법으로 맞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민식이법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당이 동의했다면 지난달 29일 본회의에서 민식이법이 통과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한국당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들을 정치적 사안과 연계해 흥정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안타까운 사고로 아이들을 떠나보낸 것도 원통한데 우리 아이들을 협상카드로 사용하지 말라는 절규까지 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며 “국민의 생명·안전, 민생·경제를 위한 법안들 하나하나가 국민에게 소중한 법안들로, 하루속히 처리해 국민이 걱정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걱정하는 국회로 돌아와 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쟁점 없는 법안들조차 정쟁과 연계시키는 정치문화는 이제 제발 그만두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