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헌책방 거리인 보수동 책방 골목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할 기초자치단체가 나섰다. 2010년 이후 전국적으로 기업형 중고서점이 몸집을 불리면서 책방골목은 설 자리를 점점 잃고 있다.
부산 중구는 보수동 책방골목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중구는 보수동 책방골목에 남아 있는 서점이 34곳인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점포 대다수가 임차인으로 책 판매만으로는 서점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6·25전쟁으로 부산이 임시수도가 됐을 당시 피난민이 가져온 귀중한 책을 생활을 위해 팔고, 피난 온 학교 교수와 학생이 책을 사들이면서 활기를 얻은 보수동 책방골목에는 한때 100여 개 점포가 영업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대형 프랜차이즈 중고서점의 성장과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점포 수가 매년 감소해 방문객마저 줄고 있다. 알라딘, 예스24 같은 기업형 중고서점은 부산에서도 10여 곳 정도가 영업 중이다. 보수동 책방골목 번영회 허양군 회장은 “보수동 책방골목은 전국 유일의 관광명소인 만큼 문화재보호에 준하는 실질적인 지원이 중요하다”며 “평균연령 70대인 책방골목 사장들의 대를 이을 수 있는 젊은 신규 창업자를 끌어들일 유인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구는 보수동 책방골목 활성화 지원 사업계획을 수립해 임대료 지원 등의 실질적인 지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으로 ▷서점별 도서목록 데이터베이스화를 위한 인건비 지원 ▷인터넷으로 도서 판매 시 택배비 지원 ▷점포 임대료 일부 지원 ▷신규창업 시 임대료 지원 등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중구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 조례’를 만든 중구의회 김시형 의원은 “보수동 책방골목은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라며 “역사의 보존과 책방골목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 아래 관 주도가 아닌 상인과 주민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종홍 중구청장 권한대행은 “책방골목의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