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허락 받고 화장실 다녀와
여야는 2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공직선거법을 놓고 이틀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극한 대치를 이어갔다.
한국당은 전날 밤 4+1협의체 선거법 합의안을 기습 상정한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해 “좌파 충견 노릇을 했다”며 직권남용 등의 이유로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와 함께 대규모 장외투쟁을 통해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오는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文 정권 2대 독재 악법·3대 국정농단 심판 국민대회’를 연다. 단식 농성에 이어 지난 11일부터 14일간 무기한 농성을 벌여온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했다.
전날 밤 9시50분께 시작한 필리버스터는 이날 자정까지 25시간 넘게 진행 중이다. 필리버스터는 통상 소수 정당이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진행되지만 이번에는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도 참여하면서 이례적으로 ‘맞불 토론’ 형식으로 이뤄졌다.
한국당은 무제한 토론에서 ‘4+1’ 차원의 선거법 협상안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의사진행 과정에서 불법성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첫 주자로 나선 주호영 의원은 “선거법은 지금까지 여야가 거의 합의해서 처리했는데 내년 선거에서 만약 한국당이 과반이 돼서 선거법을 바꾸면 여러분이 그대로 승복하겠느냐”고 비판했다.
네 번째로 단상에 오른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역대 선거법 개정에 임하는 제1야당의 이런 무책임한 모습은 전무후무하다”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이틀간의 필리버스터 과정에서 주 의원은 자리를 뜨지 않으려 기저귀를 착용했고, 일부 의원은 발언 중 ‘볼일’을 보기 위해 의장의 허락을 맡고 화장실을 다녀오는 등 ‘웃픈’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여야간 필리버스터 대치가 이번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25일 자정까지 이어지면 민주당은 새 임시회 첫날인 26일 선거법 표결에 나설 방침이다. 나머지 법안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필리버스터가 이뤄져 다음 회기 임시국회에서 곧바로 상정·표결하는 과정을 반복한다면 선거제와 검찰개혁법안을 모두 표결에 부치기 위해선 임시회를 5번 개회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