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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지휘권 폐지·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수평적 협력될까

수사권 조정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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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직접수사도 크게 제한
- 부패·공직자범죄 등으로 한정
- 연간 사건 관계인 약 56만 명
- 불안정한 지위 조기 해소 전망
- 변호사 선임 구조 변화 불가피

- 警 비대화·법률 오판 부작용 우려
- 인지사건·환경범죄 은폐 가능성
- 자치경찰제 도입 등 보완 필수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국내 형사사법 시스템 전반에 중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가지면서 한 해 수십 만 명이 조속히 사건을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됐지만, 정보와 수사 권한을 모두 가진 경찰의 권력 비대화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1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임명동의안 투표 직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검찰의 수사지휘 폐지…경찰도 1차 수사종결권

수사권 조정안에 따르면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경찰이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받는다. 현행법은 경찰이 수사를 마치면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 검사가 사건을 종결(기소 혹은 불기소)하도록 했다. 앞으로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 사건만 검사에게 송치하고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건은 자체 종결할 수 있다.

다만 경찰이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더라도 고소·고발인과 피해자 등에게 이의 제기권을 부여한다. 사건 당사자의 이의가 제기되면 경찰은 즉각 사건을 검사에게 넘겨야 한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크게 제한된다. 앞으로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와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만 검찰이 직접수사할 수 있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안 통과로 억울하게 형사 사건에 연루된 국민이 조속히 누명을 벗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금까지는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보냈지만, 앞으로는 경찰이 ‘무혐의’로 판단한 사건은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종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검찰은 경찰의 수사 종결 이후 90일간 사건을 검토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경찰 단계에서 1차적으로 수사가 종결되면 연간 약 56만 명에 이르는 사건 관계인의 ‘불안정한 지위’가 조기에 해소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3년 평균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 관계인이 161만 명인데 이 중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사람이 약 56만 명에 달한다”고 했다.

아울러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됨에 따라 경찰 단계에서부터 변호사를 선임하는 구조가 정착되는 변화도 전망된다.

■경찰 권력 비대화 막을 개정안 통과 시급

검경 수사권 조정의 부작용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경찰 선에서 마무리되는 사건의 보강 수사와 오류 시정이 앞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검찰이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검사가 보충 수사 없이 불기소 결론에 맞춘 기록 검토만으로는 수사 오류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해 기준으로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면서 불기소 의견을 낸 비율이 40%(2018년 기준 49만 건·63만 명)에 달한다고 했다. 앞으로 한 해 수십만 건의 ‘혐의 없음’ 판단이 법률전문가인 검사의 검증 절차를 없이 경찰 단계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법률적 오판이 있었는지 검토할 수 없다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고소·고발 사건이 아닌 경찰이 인지해 수사하는 사건의 경우 경찰 입맛에 따라 사건을 은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경찰이 ‘혐의 없음’ 판단을 내려도 고소·고발인과 피해자 등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지만 경찰의 인지 사건, 환경범죄 등 국민과 사회가 피해자인 사건은 이의를 신청할 피해자가 없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정보와 수사 기능을 모두 갖춘 거대 권력 기관으로 거듭난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찰 권력의 비대화를 막기 위해서는 최근 국회에 발의된 경찰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개정안은 자치경찰제 도입과 국가수사본부 창설을 통한 경찰 권력의 분산, 경찰 수사관의 독립성 확보를 핵심으로 한다. 하지만 개정안은 지난해 3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발의한 뒤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 민갑룡 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책임성을 총체적으로 담보하기 위한 장치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 청장은 ▷변호인 참여 실질화 ▷영장 심사관·수사 심사관 도입 ▷사건 관리 별도 부서 설립 등을 예로 들었다. 민 청장은 이어 “수사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수사 진행 과정을 공개하고, 국민의 권리행사를 보장하겠다”며 “지금까지 경찰서가 중심이 돼 사건을 처리했지만, 앞으로 지방경찰청이 중심이 돼 수사 역량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정민 이승륜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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