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핵화 상응조치·제재 완화 언급
- “방위비 진전 있지만 아직 거리
- 수출규제 해결땐 한일관계 도움”
문재인 대통령은 교착국면이 장기화되는 남북·북미·한일 관계 등에 대해 기존 외교·안보 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일본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서는 ‘피해자 동의’ 원칙을 각각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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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본 기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의 비핵화 국면을 두고 “남북, 북미 대화 모두 낙관할 수 없지만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대화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으나,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친서를 보낸 점 등을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또 문 대통령은 대북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 당연히 미국이나 국제사회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상응 조치에는 대북 제재 완화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반도 프로세스의 운전자 역할을 부각한 것으로 북한이 원하는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문 대통령이 나설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한미 간 방위비 분담 협상 논의와 관련해서는 “한국으로서는 기존 협상 틀 속에서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방위비 협상에) 진전이 있다”면서도 “아직 (한미 간 의견에) 거리가 많이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본 강제징용 해법으로 ‘피해자 동의’라는 대명제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피해자 동의 없이는 한일 정부가 아무리 합의해도 문제 해결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을 위안부 합의 때 절실히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 없이는 미래 지향적 관계를 도모할 수 없다는 일관된 구상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수출규제가 일본 기업에도 어려움을 주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수출규제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빨리 해결한다면 양국 간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강제징용 관련 대법원 판결로 보복성 수출규제를 단행했는데도 우리 경제가 잘 버텨주고 있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도쿄올림픽에서 개막식 남북 공동입장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도쿄올림픽에서 남북이 일부 종목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고, 공동입장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는 장이 될 수도 있다”며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한국 정부도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