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경보 최고단계 강화도 제안
- 정부, 제2 사드 보복·교역 고려
- 일단 후베이성만 제한 발표
- 여행철수 권고도 검토로 낮춰
- 주한 중국대사 오늘 기자회견
- 美 등 입국제한 조치 반발할 듯
정부가 중국 위험지역으로부터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지만 이미 중국 전역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이 확산된 상황에서 ‘중국발 입국 전면 봉쇄’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며 딜레마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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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 여행객들이 3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도착장으로 입국하고 있다. 제주 무비자 입국 제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4일부터 중단된다. 연합뉴스 |
■의사협회 “중국 전역 입국 금지를”
대한의사협회는 3일 호소 담화문을 통해 후베이성으로 국한된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후베이성은 중국 당국이 해당 지역을 봉쇄한 상태이기에 입국 제한의 실효성이 없다. 의협은 1주일 전 중국 전역으로부터 입국을 금지하도록 준비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현재는 전체 발병자의 40%가 후베이성 외의 중국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방역 외적인 요인을 고려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경우 가장 중요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또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강화하고, 신종 코로나 방역 예방관리 매뉴얼과 지침 등의 개정 작업을 민관합동으로 조속히 진행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앞서 대한감염학회와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도 지난 2일 “(감염) 사례 40%는 후베이성 이외 중국지역이므로 후베이성 입국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발병 초기인 아주 경미한 증상이나 무증상 상태에서도 감염될 가능성이 제시된다. 정부가 모든 중국발 입국자(2주 이내 중국 거주자 포함)를 대상으로 2주간의 자발적인 자가격리를 권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복지부 “입국제한 확대 계속 검토”
하지만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신종 코로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취해진 중국발 입국자 제한 조치의 완벽한 시행에 방점을 두겠다”면서도 “(입국 제한 대상지 확대) 필요성 여부는 계속 검토하겠다”고 중국발 입국자 전면 봉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중국과의 외교, 경제 등 복합적인 관계를 고려해 추가 조치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일본, 호주 등 전 세계적으로 중국발 입국자 제한이 속속 시행된 가운데 정부가 지난 2일 뒤늦게 ‘중국 위험지역’에 한해서만 입국자 제한 조치를 발표(국제신문 3일 자 1면, 5면 보도)한 것도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정부는 입국 제한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제(THAAD·사드) 배치에 따른 ‘한국여행 금지’ 조치가 풀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제2의 사드 보복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올해 방한하기로 한 외교 일정, 한반도 대화에서 중국의 역할, 한중 교역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 내부에 형성된 중국을 의식하는 기류는 지난 2일 신종 코로나 중수본 브리핑에서 중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철수 권고’로 높이기로 했다가 4시간 만에 ‘검토’로 급변경한 것에서도 읽힌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최고 수준의 여행경보를 발령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으며, 싱하이밍 신임 주한 중국대사도 지난 1일 언론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의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해 “지나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싱 대사는 4일 오전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자국 정부의 입장을 발표한다. 신임 대사가 신임장 제정식 전 언론 브리핑에 나서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지난달 30일 부임한 싱 대사의 이례적인 행보는 신종 코로나의 확산 속도가 빠르고, 국내에서 중국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