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에서 ‘자가격리’ 지침을 받은 코로나19 의심환자들이 지침을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해 사태를 키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가격리 지침 위반 때 처벌받는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200번 환자 A(19) 씨는 보건당국의 자가격리 지침을 무시했다. A 씨는 지난 19일부터 감기와 콧물 증상이 나타났고, 이틀 뒤인 21일 오전 동래구 대동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이날 진단검사를 위해 검체 채취를 받은 A 씨는 ‘자택에서 자가 격리하라’는 지침을 받았다.
A 씨는 이날 1시간30분 동안 대형마트에 들렀고, 가족과 외식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전화로 이 같은 외부활동 사실을 파악하고 보건소 앰뷸런스에 A 씨를 태워 부산의료원으로 이송했다.대전의 첫 코로나19 확진자도 자가격리 조처를 어기고 수시로 외출했다.
이처럼 자가격리 지침을 이행하지 않는 의심환자가 많지만, 행정기관에서는 손쓸 방법이 없다. 자가격리 지침을 받은 환자는 집 안에서 1인 생활을 독립적으로 해야 한다. 선별진료소에서 증상이 심각해 스스로 격리가 어려운 환자는 ‘시설격리’나 1인실 입원 조처를 하지만 경증인 경우 보건 교육 뒤 귀가해 자가격리를 하게 한다. 시 관계자는 “당장은 자가격리를 권고하는 수준이지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하면 390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물게 하는 처벌 강화 법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대만행정원은 ‘심각한 특수전염병 폐렴 방지 및 진흥 특별 조례안’을 정부 입법으로 마련해 곧 국회로 보낼 예정이다. 이 법에 따르면 집에서 무단 이탈해 집 밖에서 흡연하는 경우 벌금을 기존 1190만 원에서 최고 3900만 원까지 부과할 수 있다.
한편, 자가격리 지침 위반을 처벌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도 법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보건복지위는 최근 전체 회의를 열고 감염병 의심환자가 격리나 입원을 거부하면 1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는 내용의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