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 일각선 내부 결속용 분석
- 향후 남북관계 경색 예고 우려도
청와대는 4일 김여정(사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강도 높은 담화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는 대신 그 배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김 부부장은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청와대가 유감을 표한 것을 두고 지난 3일 밤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자기들(남한)은 군사적으로 준비돼야 하고 우리(북한)는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이같은 비논리적인 주장과 언동은 남측 전체에 대한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더 증폭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따로 언급할 사항은 없다”며 “다만 정부는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하여 남북이 상호 존중하며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정부 일각에서는 김 부부장의 담화가 정부의 대북정책 전반이 아닌 ‘화력타격훈련’ 관련 대응에 초점을 둔 만큼 그 의도를 좀더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김 부부장이 “청와대의 반응이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하는 등 남북 정상 간 관계에 여지가 남아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권 관계자는 “김 부부장의 담화는 물론, 앞서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 올린 일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사태 등을 고려한 내부결속용이라는 분석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김 부부장이 ‘대남 담화’의 주체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부부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고위급대표단 자격으로 방남했고, 이어진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을 근접 수행하는 등 남북관계를 상징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북한 내에서 김 위원장의 ‘분신’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김 부부장이 대남 비방의 전면에 나선 것이 향후 남북관계 경색을 예고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