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급처방할 ‘경제 중대본’ 역할
- 국무회의서 ‘비상’만 14번 언급
- 재난기본소득 전향 검토 가능성
코로나19의 경제적 피해 최소화를 위해 1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것저것 따질 계제가 아니다”는 말로 압축된다. 기존의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와는 별개로 ‘경제 중대본’ 역할을 할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 개최를 지시한 것이나, “특단의 대책과 조치들을 신속히 결정하고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는 표현 등을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에 대한 문 대통령의 위기의식을 엿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사실상 ‘경제 비상 체제’를 선언하고 범국가적 총력전을 시사하면서 ‘비상’이란 단어를 14차례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유례 없는 비상 상황이므로 대책도 전례가 없어야 하고 필요하다면 어떤 제약도 뛰어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경제회의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나 인적 구성 등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18일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정례회의 외에, 긴급상황 발생 시 수시회의가 열리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홍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부처 장·차관들, 청와대 경제 참모들을 중심으로 회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외부 전문가의 참여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는 18일 ‘경제주체 원탁회의’를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서 비상경제회의의 운영방식에 대한 언급이 나올 지도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경제적 고비를 맞았을 때와 비교해도 현재 상황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이런 중대한 시기에 문 대통령이 수시로 상황을 보고받으며 정책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정책 집행의 신속성과 과감성이 크게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언급하며 “32조 원 규모의 종합대책이 조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 현장의 요구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특단의 지원 대책이 파격적 수준에서 추가로 강구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고 말했다. 파격적 수준에서 ‘특단의 추가 지원 대책’을 강조한 것인데, 이는 청와대와 정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재난기본소득’ 등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수도권 방역대책회의’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제안하자 향후 토론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결론을 내지는 않았지만 기본소득 개념을 담은 여러 유형의 지원 방안을 정부와 지자체가 논의할 과제로 남겨뒀다고 설명했다.
재난기본소득을 추진하더라도 취약계층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전 국민에게 100만 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면 50조 원 이상의 재원이 소요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