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1·연산9 판세 가늠 어려워
- 金 지지층 “야당 구태정치 심판”
- 李 지지층 “현정부 빚잔치 실망”
- 공약 ‘차별성 없다’ 볼멘소리도
부산의 ‘행정 1번지’ 연제구(거제1~4동, 연산1~6·8·9동)는 재선을 노리는 40대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첫 본선 무대에 오른 미래통합당 이주환 후보 간 격돌로 주목받는 선거구다. 1995년 동래구에서 분리된 이후 연임한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을 만큼 이 지역 민심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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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김해영(왼쪽 사진), 미래통합당 이주환 후보가 6일 출근시간에 각각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와 연산LG아파트 앞에서 주민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6일 연산교차로에서 만난 김정수(85) 씨는 곧장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언급했다. 김 씨는 ‘열혈 보수’를 자처하면서 “현 정부의 탈원전이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성공했느냐. 후손들이 감당해야 할 빚이 막대하다”면서 “정부의 독단적인 정책을 견제하기 위해서 보수가 살아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70대 여성은 “이주환이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 다른 정치인처럼 여기저기 옮겨다니지도 않고 이 동네에 남은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젊은 층의 분위기는 달랐다. 직장인 김주인(41) 씨는 “이 후보의 뒤에서 박대해 전 국회의원, 이해동 전 부산시의회 의장, 주석수 전 연제구의회 의장 등이 지지한다고 들었다. 대표적 ‘올드보이’가 득세하는데 이 후보가 무슨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면서 “모든 것을 스스로 혼자 해내는 김 의원이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30대 직장인은 “태어나서 줄곧 연제에 산 토박이다. 이주환 후보가 열심히, 오랫동안 지역에서 봉사했다는 점도 잘 안다”면서도 “개인 이주환은 지지해도, 통합당 이주환에게는 표를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거제1동과 연산9동에 밀집한 아파트에서도 두 후보 지지자들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특히 김해영 후보는 4년 전 이곳에서 3선에 도전하던 김희정 전 국회의원을 이기고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거제1동 주민 이미자(여·62) 씨는 “지금까지 여당이 잘한 게 뭐 있느냐. 연동형 비례제를 야당과 제대로 논의 못 해 말짱 도루묵이 됐고, 공수처 설치도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김 의원도 4년 동안 지역 발전을 위해 뭘 했는지 모르겠다.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이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수일(70) 씨는 “이곳에서 오래 살았지만, 이 후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 차라리 젊고 유능한 김 의원을 한 번 더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산9동 주민 이민수(33) 씨는 “김 의원은 젊은데도 자기 당에 쓴소리를 잘하더라. 이런 젊은 후보를 밀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김미순(여·43) 씨는 “코로나19 탓인지 몰라도 경제적으로 살기 너무 힘들다. 통합당을 밀어줘야 경제가 바뀌지 않겠느냐”고 하소연했다.
50대 자영업자인 한 유권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실망해 민주당을 혐오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때 정부와 여당의 대처를 폄훼하는 통합당의 한심한 태도 때문에 누굴 찍을지 고민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처럼 유권자 대부분은 인물과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두 후보가 내놓은 공약을 살핀 유권자들도 있었다. 김 후보가 대표 공약으로 내놓은 ‘교육 1번지 연제’ 구상과 관련해 김지수(여·29) 씨는 “교육 공간을 확충하고 AI(인공지능) 융합 학교를 유치하겠다고 하지만 그 전에 급증하는 사교육비부터 잡아달라”면서 “아이가 커갈수록 교육비로 지출하는 돈이 너무 많아져 힘들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연제 둘레길 조성’을 놓고 박희수(65) 씨는 “민주당 소속 연제구청장이 추진 중인 연제구 전체의 공원화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주민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선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