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파국의 원인 됐단 지적도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23일 전격 사퇴하면서 ‘시 정무라인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오거돈 시정’ 초기부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정무라인이 오 시장 보좌에 실패한 것이 결국 ‘성추행으로 퇴직한 시장’이라는 핵폭탄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튜브 방송인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서 오 시장에 대해 첫 ‘미투 의혹’을 제기했을 당시 박태수 전 정책수석 보좌관과 상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결국 이번 파국의 원인이 됐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오 시장의 사퇴건과 직접적 연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오 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해 10월 가세연의 유튜브 방송이었다. 이와 관련, 당시 사정을 잘아는 인사는 23일 “가세연 의혹 제기 전에 이미 일부 언론사들이 오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취재를 상당히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오 시장의 한 측근이 언론사의 보도를 막은 것으로 알고 있고, 그것에 불만이 있었던 일부 취재진이 가세연에 제보를 해서 방송을 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언론사 보도를 막은 인사를 박 전 보좌관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보좌관은 가세연의 의혹 제기 당시 이미 부산시 정책수석보좌관직을 사퇴한 상태였다. 하지만 오 시장은 박 전 보좌관의 사퇴 이후에도 여러 현안에 대해 상의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세연 폭로 직후 오 시장이 가장 처음 찾은 사람도 박 전 보좌관이었다는 설도 있다.
박 전 보좌관은 오 시장이 시장 후보로 나선 지방선거를 4차례 같이뛰고, 오 시장이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일을 때도 정책특보를 맡은 최측근이다. 민선 7기 출범 이후에도 정책수석보좌관을 맡아 정무라인을 이끌며 시정 주요 현안을 챙기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업무 추진 과정에서 박 전 보좌관을 중심으로 한 정무라인과 기존 공무원 조직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전 보좌관은 지난해 7월 사퇴에 앞서 한 차례 사표를 제출했지만, 오 시장이 반려하는 등 그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부산시의 한 정무직 인사는 “박 전 보좌관이 가세연의 의혹 제기에 앞서 언론사 보도를 막으려고 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보좌관과 오 시장은 단순한 시장과 참모의 관계를 넘어서 오랜 세월 함께했다”고 말했다. 국제신문은 이날 여러차례 박 전 보좌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박 전 보좌관의 휴대전화는 꺼진 상태였다. 한편 오 시장은 사퇴직전 정무라인을 따로 불러 “오늘부터 모두 면직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