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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및 그래픽 디자인 : 박기백 기자 71_back@ / 글 : 신동욱 기자 woogy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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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여야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이른바 ‘과거사법’(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법)에는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을 지속적으로 호소해 온 피해 생존자들의 지속적인 요구가 반영돼있다. 2014년 7월 당시 민주통합당 진선미 등 의원 54명은 ‘내무부훈령에 의한 형제복지원 강제수용 등 피해사건의 진상 및 국가 책임 규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개정 발의했다. 진 의원 등은 이미 같은 해 3월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자 지원에 관한 법률’을 발의한 바 있었다. 하지만 국회 의안과는 특별법 법안 심사를 안전행정위원회가 아닌 보건복지위원회에 배정했다. 복지위에 배정되면 형제복지원 내에서 일어난 일련의 일들이 개별 복지 시설에서 일어난 인권 유린 문제로 축소될 수 있는 우려가 있었다. 진 의원 등이 개정 발의한 법안은 그해 11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안행위)에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 심의를 거쳐 안행위 전체회의까지 거쳤다. 하지만 공청회 과정에서 법안 제정 전에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법안 처리가 유야무야됐다.
국회에서 별다른 진척이 없자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이 직접 나섰다. 생존자 11명은 2015년 4월 국회의사당 앞에서 삭발식을 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피해자들은 안행위가 형제복지원 특별법 공청회를 같은 해 7월 3일로 확정하고서야 58일 간의 농성을 마쳤다. 하지만 공청회에서 여야는 다시 충돌했다. 이번엔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을 중심에 두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명확히 할 수 없다는 주장과, 특별법을 만들지 않고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입장이 부딪혔다. 결국 이 발의안은 19대 국회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자동 폐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국회 재입성한 진 의원은 20대 국회 임기 시작과 동시에 다시 이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발의안은 이듬해 7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과거사법)으로 이름을 바꿨다. 정부가 포괄적 과거사 문제 해결로 방향을 잡으면서, 법안 논의 또한 과거사법 개정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20대 국회 임기 시작과 함께 발의된 법안이 또다시 해를 넘기자 피해자 한종선, 최승우 씨는 두 번 속을 수 없다며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이 농성이 300일을 넘기는 동안 국회는 법사위에서 5차례 이 법안을 논의하고, 별도 특별법이 존재하는 사건을 제외하고 포괄적으로 과거사법 하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루기로 결정했다.
이 법은 2019년 6월 25일에야 국회 행안위를 통과했지만, 당시 자유한국당은 행안위에 불참하고 “법안이 일방적으로 처리됐다”고 주장하며 안건 조정을 요청했다. 행안위는 90일 동안의 안건조정위원회를 열고 전체회의를 거쳐 같은 해 10월 법제사법위원회에 이 법안을 올려보냈다. 하지만 법사위는 표결 절차를 문제 삼았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표결이 이뤄졌다.” 법사위는 여야 합의안을 요구했다. 행안위는 2020년 3월까지 여야가 합의한 수정안을 어렵사리 마련했고, 여야 간사들은 같은 달 2일 합의문에 도장을 찍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끝내 도장은 찍지 못했다. 미래통합당 이채익 행안위 간사가 갑자기 입장을 바꾸고 반대로 돌아섰다. 생존자 국회 농성이 900일째를 향해가고 있었다.
생존자 최 씨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20대 국회는 책임지고 과거사법 제정하라!” 국회 의원회관 캐노피(현관 위 덮개)에 올라 3일간 고공 농성을 벌였다. 이 절규에 미래통합당 김무성 의원이 응답했다. “각서 써줄 테니 차라리 내 방에서 농성하세요.” 김 의원은 직접 여야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간사에게 전화해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제서야 최 씨는 환히 웃으며 캐노피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박기백 신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