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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대해부 <1-2> 여의도를 움직이는 ‘관계’- 선택한 인맥

법안 발의 같은 당끼리 품앗이… 여야 이어줄 중개자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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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국회 ‘생환’ 부산의원 8명
- 4년간 대표법안 발의 230건 처리
- 공동발의 참여했던 137명 중
- 양당 법안 4번 이상 서명자 ‘0’

- 수도권 규제강화 개정안 등엔
- 지역의원 초당대응 할만하지만
- 같은 상임위에서 활동하면서도
- 정당경계 벽에 교류 아예 차단

- 법안 발의 많은 의원들 공통점
- 과거 인연으로 쌓은 인맥 활용

아무리 잘나도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이 국회다. 국회의원 고유 업무인 입법 활동이 특히 그렇다. 법률안을 발의하려면 본인을 제외하고 최소 9명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공동 발의자 9명 이상을 확보하지 못하면 본회의 심의는커녕 상임위원회에 법안을 올릴 수조차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동지’다. 정당 고향 성별 나이 학력 선수 직업 경력 등 프로필상 공통점을 토대로 형성한 연대가 ‘주어진 인맥’(국제신문 20일 자 3면 보도)이라면, 법안 발의 때 필요한 동지는 ‘선택한 인맥’이다. 선택한 인맥은 주어진 인맥을 뛰어넘는다. 주어진 인맥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선택한 인맥, 즉 다양한 우군과 동지를 만들 수 있다.
   
■부산 여야 협력 없었다

국제신문은 20대에서 21대 국회로 ‘생환’한 부산지역 의원 8명(더불어민주당 박재호·전재수·최인호, 미래통합당 김도읍·이헌승·장제원·조경태·하태경)의 지난 4년간 ‘법안 발의 네트워크’를 사회 연결망 분석(SNA·Social Network Analysis)으로 자세히 들여다봤다. 8명이 각각 대표 발의한 법안 788건(민주당 295건, 통합당 493건) 가운데 20대 국회에서 처리가 완료된 230건(민주당 63건, 통합당 167건)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법안에 4번 이상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의원만 추려 관계망을 그렸다.

분석 결과 부산 여야 간 법안 발의를 둘러싼 연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민주당과 통합당 의원 8명이 대표 발의한 법안 230건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의원은 137명인데, 양당 법안 모두에 4번 이상 서명한 의원은 단 1명도 없다. 부산지역 여야 의원이 공유하는 연결고리, 다시 말해 ‘중개자’가 1명도 없다는 의미다.

당연히 법안 발의 네트워크도 민주당과 통합당 그룹이 완전히 분리된다. 이는 부산지역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16명(무응답 2명 제외)이 직접 설계한 5인 인맥 네트워크에서 양당 사이를 이어줄 인물이 1명도 없는 것(국제신문 20일 자 1면 보도)과 같은 결과다.

통합당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에 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후반기에 민주당 박재호(부산 남을) 의원과 같은 상임위(국토교통위)에서 활동했지만 서로 법안 발의를 놓고 한 번도 교류하지 않았다.

수도권 내 인구 집중 유발 시설의 신·증설 규제를 강화한 ‘수도권정비계획법 일부개정안(2017년 6월 이헌승 의원 대표 발의)’, 대학 캠퍼스 일부를 도시첨단산업단지로 개발해 지역 청년의 창업과 취업을 유도하는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2019년 4월 박재호 의원 대표 발의)’과 같은 법안은 지역의 여야 의원이 공동으로 대응할 만하지만, 발의 과정에서 서로 간 교류는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지역 한 중진 의원은 “법안을 발의할 때 스스로 정한 원칙은 의원 전원에게 연락해 동참을 부탁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평소 친하거나 정당이 같지 않으면 공동 발의자로 참여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공동 발의한 법안이 나중에 정당 활동에 발목을 잡는 사례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과거 인연이 자산으로

8명 중 처리 법안 발의 건수가 가장 많았던 통합당 김도읍(79건·부산 북강서을) 이헌승(40건) 의원은 각각 50명, 46명의 공동 발의자 인맥을 보유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같은 당 의원이었다. 인맥이 정당 경계를 넘지 못했다. 민주당 최인호 의원 인맥 역시 같은 당 동료로만 채워졌다.

처리 법안 13건을 발의한 통합당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우군이 많지는 않지만, 비교적 다양했다.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9명 중 김경진(무소속·광주 북갑), 황주홍(민생당·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정성호(민주당·경기 양주) 의원과 박준영(당시 민주평화당·전남 영암무안신안) 전 의원 등 4명이 다른 정당 소속이다. 조경태 의원이 이번에 5선 반열에 오른 중진이면서, 민주당 출신인 점이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도 정당이 다른 김경진 정성호 강길부(무소속·울산 울주) 이춘석(민주당·전북 익산갑) 의원이 4번 이상 서명했다. 조경태 장제원 의원이 김경진 정성호 의원을 법안 발의 인맥으로 공유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장제원 김경진 의원은 TV와 라디오 토론 프로그램 등에 함께 출연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정성호 의원은 20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장제원 의원은 간사로 함께 한 이력이 있다.

통합당 하태경(해운대갑) 의원의 조력자 중엔 같은 당 의원 외에 김관영(무소속·전북 군산) 최도자(민생당·비례) 의원이 있다. 둘 다 당은 다르지만 하태경 의원이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던 시절 각각 원내대표와 원대부대표로 같이 일했다.

민주당 전재수(북강서갑) 의원과 네트워크로 연결된 19명 중엔 같은 당 소속 외에 이찬열(통합당·경기 수원갑) 유성엽(민생당·전북 정읍고창) 의원이 포함됐다. 이찬열 의원은 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에 오랫동안 몸담았고, 4선의 유성엽 의원 역시 새천년민주당 당적으로 초선 의원이 됐다. 이찬열 의원은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도 5번 이름을 올렸다.

권혁범 신심범 기자 pear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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