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사건’ 피해 생존자 최승우(51) 씨가 21일 국회 앞 노숙 농성을 927일 만에 끝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이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부산판 홀로코스트’라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재조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실종자 유가족모임 한종선 대표와 피해 생존자 최승우 씨는 이날 오후 국회 정문 앞 노숙 농성장 앞에 나란히 섰다. 한 평짜리 농성장을 철거하기 위해서다. 해단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국회의원을 비롯해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 등 과거사 피해 당사자들이 함께 했다.
두 사람은 “오늘 노성장을 해체하지만 진실을 향한 걸음은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농성장은 분해해 진실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잘 보관하겠다”며 “오늘 밤부터 따뜻한 잠을 자겠지만 아직 잠자리가 편할 수는 없다. 과거 청산의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사법 개정안에는 피해자들이 요구해온 배·보상 문제가 빠졌다. 이들은 “일부 조항이 삭제돼 유감스럽지만 2기 과거사위 준비에 매진하려고 한다”며 “이번 과거사법에 빠진 명예회복과 배상·보상 문제는 21대 국회에서 특별법을 만들어 국가의 책임을 다하는 길을 열어가겠다”고 했다.
과거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기 과거사위가 추가 조사를 벌일 수 있게 됐다. 조사 대상에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롯해 6·25 민간인 학살사건이나 서산개척단과 선감학원사건 등이 포함된다. 앞서 2006~2010년까지 활동한 1기 과거사위는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채 활동 시한이 끝났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