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상황 착륙실패 뒤 재이륙 때
- 다수 장애물과 충돌 가능성 발견
- 부산시 “전부터 지적됐던 문제”
- 정부 “참고자료일 뿐” 의미 축소
- 공개 거부한채 내달 재실시 추진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검증위)의 검증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검증위가 활주로 안전성에 치명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를 확인하고도 공개를 거부한 채 재조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인다.
27일 부산시와 국회 국토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실 등에 따르면 검증위는 지난달 20일 김포공항 화물청사에서 김해신공항 ‘V자’ 활주로 안전성 검증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그 결과 비행기가 기존 활주로 착륙에 실패한 상황에서 재이륙을 시도할 경우 장애물 충돌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V자’ 활주로로 건설되는 김해신공항은 북풍이 불때 현재의 활주로를 착륙 전용으로 쓰게 된다. 문제는 기상악화 혹은 기체결함 등 비상상황에서 착륙에 실패한 뒤 재이륙하는 ‘복행’ 운항을 하려면 왼쪽의 신설 활주로를 피하기 위해 ‘우선회’해야 하는데 이 경우 훨씬 많은 장애물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당시 시뮬레이션에는 검증위 안전분과 위원 5명과 현직 항공사 기장, 국무조정실 관계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시뮬레이션 결과는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됐지만 국무조정실은 국회 및 부산시의 자료 공유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국조실 측은 “당시 시뮬레이션은 검증위원들을 위한 참고자료일 뿐”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국토부 역시 “시뮬레이션에 국토부가 참여하지 않았고, 조사에 일부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조사의 신뢰성을 부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토부는 상승률과 특별지점 선회 고도를 훨씬 높인 변경된 기준을 제시해 검증위가 다음 달 초께 보완된 조건으로 시뮬레이션을 재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당시 시뮬레이션은 안전분과 위원이 참석했고, 전문업체 용역까지 거쳐 진행한 공식 조사였다”면서 “이번 결과는 착륙 실패 접근시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부산시의 문제 제기와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앞서 부울경 검증단이 제출한 보고서에도 현 기본계획으로는 정상적인 ‘실패 접근 절차’ 수립이 불가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해 한 차례 수정한 기본계획에서 국토부는 715피트 고도로 특별지점에서 선회할 경우 침투 장애물이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부울경 검증단 보고서에는 4개 장애물(금정산 백두산 까치산 상계봉)이 표면에 침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울경 검증단에 참여했던 한 위원은 “총리실 검증위의 역할은 2018년 정부가 최종 발표한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이 적정한지를 검토하는 데 있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책임지고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 국토부가 계속 수정안을 올리고 이를 반영한다면 기본계획 실패를 자인하고, 정책 신뢰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부산시 관계자도 “최종 검증 결과를 지켜보겠지만 안전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공항을 부산시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