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위원장 “당장 못해” 수위 낮춰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히며 거듭 기본소득 논의에 불을 지폈지만 당내에서 논쟁이 심화되자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당장 하자는 것은 아니다”며 한발 물러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비상한 각오로 정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 국민 안전, 공동체를 방어할 수 있다”며 기본소득제 도입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의 기본소득제 도입 언급은 며칠 째 지속적으로 이어온 것으로 이와 관련해 당내 찬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당내 경제통인 추경호 의원은 기본소득제를 도입하려면 재원 마련 문제와 기초생활보장제 등을 건드려야 한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조경태 의원도 “재원 마련 없는 기본소득 도입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조해진 의원은 “우리 당이 지향하는 방향은 보수에 중도를 더하는 확장의 개념이지, 보수와 단절하고 중도라는 제한된 영역을 얻자는 게 아니다”며 “신중하지 못한 용어 선택으로 당내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팬클럽 유심초 유튜브에서 보수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보수가 망한다는 것은 무능하고 깨끗하지 못한 진보 세력에게 나라 운영의 권한과 책임을 다 넘겨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정당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본소득 논의가 통합당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부터 화제가 되고 논쟁이 이어지자,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갖고 “적자재정 상황이 시작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기본소득을 당장 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입장 변화를 보였다.
그러면서 “보편적 기본소득은 불가능하다. 고용되지 않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발상”이라며 ‘묻지마 세금 퍼주기’란 지적에도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이 연일 기본소득제 도입을 언급하며 군불을 지피고 있지만, 이를 위한 재원마련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구상을 밝히지 않는 등 스스로도 기본구상이 정리가 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을 실제 추진하려는 것보다는 ‘보수꼴통’의 이미지를 벗기 위한 전향적인 좌클릭의 일환으로 거론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