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대화 교착 한국 입지 좁아져
- 문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도 작용
- 외부의 적으로 내부결속 노린 듯
탈북단체 중심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10년간 이어졌음에도 북한이 유독 이번에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한반도 평화 시계를 되돌리려는 배경은 ‘판문점 선언 이후 2년’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우리 정부로 떠넘기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표면적으로는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는다. 하지만 북한 당국자들의 발언을 들여다보면 판문점 선언 이후 2년을 기다렸는데 대북 경제제재는 풀리지 않는 등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에 대한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제 1부부장,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등이 하나같이 “판문점 선언 이후 2년 간 하지 못한 일”이라며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지적한 담화에서 대북 전단 살포 대신 ‘대북 경제제재’를 집어넣으면 북한의 대남 압박의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입장에서는 그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과 핵 협상에 나섰고, ‘핵·경제병진’ 대신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선택, ‘영변 핵시설 폐기’ 결단까지 내렸지만 북미 대화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입지도 좁아지는 등 기대가 실망으로 변한 것이다.
이같은 기류는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이 판문점 선언을 거론하며 “북과 남이 손잡고 철석같이 약속하고 한자 한자 따져가며 문서를 만들고 도장까지 눌러 세상에 엄숙히 선포한 합의와 선언도 휴지장처럼 만드는 사람들이 아무리 기름 발린 말을 한들 누가 곧이 듣겠는가”라고 밝힌 대목에서도 읽힌다. 김 1부부장의 ‘배신자’라는 단어 선택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북제재 장기화로 수출입 통로가 완전히 차단된 상황에서 불거진 코로나19 사태로 북한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도 격렬해진 대남 압박의 배경으로 꼽힌다. 어려워진 경제상황의 책임을 떠넘기면서 대남 적대 분위기를 고조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