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사소송비 연 4800억 유출
- 법률서비스·전문가 양성 절실
- 문 대통령 공약… 與 힘 보태야
부산·인천 간 해사법원 쟁탈전이 21대 국회에서 재점화됐다. 해사법원 부산 설치는 부산이 해양수도로 공인받는 상징성을 가진 만큼 지역 정치권이 당파를 초월해 협력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미래통합당 안병길(부산 서동) 의원은 15일 부산에 해사법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에 관한 법률,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관련 3법을 대표발의했다. 앞서 무소속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지난 4일 해사법원 인천 설치를 위한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20대 국회때 무산된 해사법원 설치를 두고 부산과 인천이 재격돌하는 모양새다.
해사법원은 선박 충돌 등 해상·선박과 관련한 다양한 소송과 분쟁을 관할하는 전문법원이다. 국내에는 해사 전문법원이 따로 없고, 일부 지방법원에 해사 소송 전담재판부가 있다. 이에 국내 해상사건 상당수가 해사법원이 있는 영국 싱가포르 중국 등에서 처리되면서 연간 4800억 원의 소송비용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해사법원을 각각 부산(김영춘·유기준)과 서울(안상수), 인천(정유섭) 에 두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법사위 법안소위에 회부된 후 본격 논의도 못 해보고 폐기됐다. 전문법원을 설치해야 할 만큼 해사 분야에 재판 수요가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은 해양수산업의 거점도시이자 국내 해양도시 중 유일하게 고등법원과 해양금융기관이 집적해 해사법원의 최적지”라며 “동북아 항만 허브인 부산에 해사법원이 설립된다면 국내적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선도함은 물론, 글로벌 해양강국의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사법원이 설치될 경우, 신속하고 전문적인 해사사건 처리를 통해 해사분쟁 해결 법률비용의 해외유출을 막는 국부 증대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해상법 전문가 양성 및 해사법률 서비스 제고로 국내 해운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법안 통과를 위해선 당장 해사법원 수요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지역 특혜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게 과제로 보인다. 해사법원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데도 여권이 지역간 경쟁을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해사법원 유치는 ‘해양수도 부산’을 대외적으로 공인하는 의미가 있어 ‘부산 해양특별시’ 지정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산 통합당은 지난 총선 1호 공약으로 내걸었던 부산 해양특별시설치법을 21대에 재발의해 추진하고 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