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재 완화 진전된 방안 종용
북미 회담 재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선희(사진) 북한 외무성 제 1부상이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혀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 제 1부상은 “조미(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나는 사소한 오판이나 헛디딤도 치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후과를 초래하게 될 지금과 같은 예민한 때에, 조미 관계의 현 실태를 무시한 수뇌회담설이 여론화되는 데 대해 아연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이룩된 정상회담 합의도 안중에 없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미국과 과연 대화나 거래가 성립될 수 있겠느냐”며 “우리와 판을 새롭게 짤 용단을 내릴 의지도 없는 미국이 어떤 잔꾀를 가지고 다가오겠는가 하는 것은 굳이 만나보지 않아도 뻔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장기적인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적 계산표를 짜 놓았다”거나, 혹은 “우리의 비핵화 조치를 조건부 제재 완화와 바꿔먹을 수 있다고 보는 공상가들” 등의 표현으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시봉합식 협상에는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얼마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전후에 지속적으로 한미를 향해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미 회담 재개를 위한 한미의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최 제 1부상이 약속 불이행을 언급하고 일시봉합식 협상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새 판 짜기’를 언급한 것은 사실상 미국을 향해 종전의 협상에서 한 걸음 더 진전된 방안을 제시할 것을 종용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최 제 1부상이 미 정부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원색적이거나 자극적인 비난을 하지 않은 것도 대미 메시지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