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정원장 박지원, 통일 이인영
- 靑 국가안보실장 서훈 내정
- 특보엔 임종석·정의용 임명
- 文, 남북사업 추진 메시지
- 통합당 “굴종적 대북정책 선언”
- 비건 내일 방한 … 대북 접촉 모색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외교안보 라인을 전격 교체하면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산파 역할을 맡았던 ‘북한통’을 전면 배치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 교착 상태에서도 올초 신년사를 통해 남북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고,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얼마 안 돼 열린 6·25 전쟁 70주년 기념식에서도 북한을 향해 평화 메시지를 보냈다. 최근에는 미 대선 전 북미 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 교착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이번 인사에 담았다.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자는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성사의 주역으로, 청와대는 박 내정자의 뛰어난 정보력과 대북 전문성을 발탁 배경으로 꼽았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야당 인사를 장관직에 발탁, 협치를 상징하는 인사로도 해석된다.
이번 외교안보 라인 인사를 두고 기존 인적 자원의 ‘돌려막기’라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문 대통령이 그만큼 한반도 비핵화 대화에 절실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미국 대선 전 북미 회담 추진에 속도를 내는 것은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경우, 지금까지 쌓아온 북미 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는 상황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읽힌다. 앞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처럼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 정책을 선택할 경우,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합당은 이번 인사에 대해 “굴종적 대북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폭탄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박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한 비판에 집중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박 내정자에 대해 “국정원을 망치는 잘못된 인사”라면서 “국정원을 사설 정보기관과 같은 식으로 하면 정보가 입맛에 맞게 가공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외교안보 특위위원장인 박진 의원도 “불법 대북송금에 관여했던 분(박지원)이 대한민국 정보기관 수장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오는 7일 방한한다. 그는 2박 3일 간 한국에 머무르며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해 외교부 및 청와대 외교안보라인과 두루 접촉할 것으로 관측된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달 29일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언급하면서도 “시간이 여전히 있다”고 말해 북미 실무협상 재개 의지를 드러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달 30일 “진전을 위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발언하는 등 미측에서도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타진하는 모양새다.
다만 북한이 대미 협상에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비건 부장관이 빈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해 12월 방한 중 “당신들(북한)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며 북한과 만남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