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7일,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다시 한번 일축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를 내고 “다시 한 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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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기가 7일 오후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 오산기지에 착륙해 있다. 연합뉴스 |
앞서 지난 4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조미(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같은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권 국장은 그러면서 “어떤 인간들은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가 ‘미국이 행동하라는 메시지’이고 ‘좀 더 양보하라는 일종의 요구’라는 아전인수격의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며 북한의 최근 담화가 북미 대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에도 선을 그었다. 북미 대화 재개 분위기를 띄운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오지랖’ ‘삐치개질(참견질)’ ‘잠꼬대’ 등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한편,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으며, 8일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지난 12월 이후 7개월여 만이고, 부장관으로 승진한 후에는 처음이다. 비건 부장관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접견 등 외교부 인사들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처럼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 서훈 신임 국가안보실장 등을 예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내정자 등 새 외교안보라인과 상견례를 가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 국무부는 비건 부장관의 방한에 대해 “북한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에 대한 조율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선희 제 1부상이 언급한 ‘새로운 판’이 아닌 비핵화 원칙론을 재차 확인한 셈이다. 뚜렷한 입장차를 보인 북미가 비건 부장관의 방한 중에 극적인 ‘판문점 회담’을 가질 가능성은 작다. 다만, 비건 부장관이 대북 유화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