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사건 진상규명을” 여론 64%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5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고개를 숙였다. 지난 9일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이 대표의 ‘직접 사과’는 처음이다. 박 전 시장 영결식이 끝난 직후인 지난 13일에는 강훈식 수석 대변인을 통해 ‘대리 사과’를 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자 당 지도부가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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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오른쪽 두 번째)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 광역단체장 두 분이 근래 사임했다”며 “당 대표로서 너무 참담하고 국민께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단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실망을 드리고 행정 공백이 발생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피해호소인이 겪는 고통에 위로 말씀을 드리며 이런 상황에 대해 대표로서 통렬히 사과 말씀 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 상시 감찰도 추진한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비롯한 광역단체장 성추행 사건과 더불어 지방의원의 사건·사고가 계속되자 뒤늦게 예방에 나선 모양새다. 감찰기구는 특위 형식의 임시 기구가 아닌 당 직제 개편을 통한 상설 기구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또 당내에서 성추행 의혹과 관련 ‘진상규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천 경찰 성고문 사건 당사자인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여성가족부나 국가인권위원회 등 외부인들이 참여해 냉정하고 정확하게 문제를 짚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도 가세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피해 고소인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관련된 모든 기관과 개인이 진상 규명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객관적인 기관에서 진상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까지도 ‘피해자’라는 표현 대신 ‘피해 호소인’ ‘피해 고소인’ 등의 용어를 사용했다. 박 전 시장의 파장이 당으로 끼칠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이해찬 대표는 ‘호소인’, 당권주자라는 이낙연 의원은 ‘고소인’, 진상조사를 떠밀려 하겠다는 서울시마저 ‘피해 호소 직원’이라는 희한한 말을 만들어 ‘가해’의 돌림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여론은 악화일로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 14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응답자 64.4%는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조사가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29.1%에 그쳤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