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그린벨트 해제 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부동산 해법’을 둘러싼 논란이 전방위로 확산하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가진 주례회동에서 주택공급 물량 확대 방안에 대해 협의하면서 그린벨트 보존 외에도 ▷다양한 국·공립 시설 부지 최대 발굴·확보 ▷국가 소유 태릉 골프장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차원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했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또한 그린벨트 해제를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이후 여권 내에서도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 의견이 제기되는 등 부동산 정책에 대한 혼선이 빚어지자 문 대통령이 정 총리와의 회동 자리에서 “미래세대를 위해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그린벨트 해제 반대 목소리를 낸 정 총리가 문 대통령을 설득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동에서 두분이 ‘협의’했다. 그린벨트 문제가 이슈가 된 상황이라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이 부동산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논의 과정을 보면 그린벨트를 해제하기로 했다가 여론 악화에 떼밀려 다시 ‘없던 일’로 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총리가 딴 이야기를 하고 심지어 도지사, 법무부 장관까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대통령 책임제 하에서 경제정책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라고 압박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리해야 한다”며 “그린벨트를 건드리는 대신 서울 지역 내 공공기관 보유부지를 공급 대상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