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폭우로 이재민이 7000여 명에 육박한 가운데 여야가 10일 ‘수해 원인’을 두고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된 ‘4대강 사업’으로,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부의 역점 과제인 ‘태양광 사업’으로 책임을 떠넘겼다.
문재인 대통령도 물난리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에 가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실증·분석할 기회”라며 “50일이 넘는 최장기간 장마와 폭우로 발생한 전국적 피해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4대강 사업을 저지해 폭우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통합당의 주장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4대강 사업 원죄론’에 가세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낙동강 강둑이 터진 가장 큰 이유는 4대강으로 건설한 보가 물의 흐름을 방해해 수위가 높아지면서 강둑이 못 견딜 정도로 수압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통합당은 4대강 사업이 없었던 섬진강 범람 원인을 조사하자며 맞받았다.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4대강별 피해 상황, 4대강 보 사업이 없었던 섬진강 범람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자”고 했다.
통합당은 ‘태양광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며 역공을 펼쳤다. 무리한 태양광 발전 사업을 벌이면서 산을 깎아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이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무리한 태양광 사업 때문에 환경도 훼손되고, 에너지 정책도 잘못됐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탈원전과 태양광을 묶어 에너지 정책 전반을 특위에서 다루자고 제안했고, (민주당도)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온 나라를 파헤쳐 만든 흉물스러운 태양광 시설이 자연적인 홍수 조절기능을 마비시켰다고 한다”며 “감사원 감사와 범야권 차원의 국조를 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민주당은 야권의 ‘태양광 국조’ 요구를 일축했다.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특위, 에너지 관련 특위를 만들어 함께 논의해보자는 취지로 얘기했던 것”이라며 “(태양광) 국조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