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심 달랜 정 총리
- “국책사업, 갈등의 불씨 되면
- 본래 취지 크게 훼손하는 일”
- 부마항쟁 기념식서 먼저 언급
- 가덕도신공항 기대감 힘 실어
# 민심 외면 김종인 위원장
- 지역 언론·관광협회 간담회
- "항공수요 코로나19로 급감
- 검증 발표 후 당 차원 논의”
- 공식 입장 없이 '빈손 방문'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부산을 찾아 김해신공항 검증과 관련, “부산·울산·경남 800만 시도민의 간절한 열망이 외면받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의 역할을 다해 잘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말 검증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총리실 검증을 책임진 총리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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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마산 시민이 유신독재에 맞서 의롭게 항거한 부마민주항쟁 41주년을 맞아 16일 부산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정세균(오른쪽 두 번째) 국무총리가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
정 총리는 이날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제41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 말미에 “자리를 빌려 부산과 창원, 경남 시도민 여러분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계신 동남권 신공항 현안에 대해 사안을 책임지고 있는 총리로서 몇 말씀 드릴까 한다”며 신공항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국책사업의 추진이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된다면 이는 본래 취지를 크게 훼손하는 일일 것이며 동남권 신공항 건설 역시 여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면서 “정부는 국가 전체의 발전과 지역 상생이라는 국책사업의 큰 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 최종 검증결과를 다각도로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가 관련성이 전혀 없는 부마항쟁 기념식에서 굳이 신공항 이슈를 먼저 들고나와 이렇게까지 언급한 것은 단순한 민심 달래기 차원을 넘어 김해신공항 백지화에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말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최종보고서 파행 의결 이후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당 주도로 끌고가겠다며 분위기 전환에 나선 가운데 정 총리까지 힘을 실어주면서 최종 검증 발표를 앞두고 ‘굳히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판단이다. 김해신공항 검증을 책임진 전·현직 총리이자 잠재적 대권주자인 이 대표와 정 총리가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런 여권 내 움직임과 달리 같은 날 부산을 찾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신공항 이슈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해 대조를 이뤘다. 김 위원장은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참석 후 부산지역 언론인과 가진 간담회에서 “코로나19로 요즘 항공 수요가 급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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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이 18일 오후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제막식을 한 부마항쟁 조형물 ‘움트는 자유’. 창원시 제공 |
제1 야당 대표가 지역을 현장 방문하면서 지역 최대 현안에 대해 충분한 파악이 안된 것은 물론, 지역 민심과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항공 수요 급감을 언급한 것은 전형적인 수도권 중심 시각에서 신공항을 지방 공항의 하나쯤으로 취급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지역방송 인터뷰에서도 신공항에 대한 국민의힘 공식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검증 발표를 보고난 다음에 어떤 논의를 해야 할지를 그때 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자당 소속 부산 의원 15명 전원이 지난 6일 공개적으로 가덕신공항 건설 지지 발표를 했음에도 당 대표는 다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이날 부산관광협회 간담회에서도 협회측은 가덕신공항 건설을 당 차원에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김 위원장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최근 이른바 ‘서진정책’으로 호남 민심 잡기에 올인하는 김 비대위원장이 텃밭인 부산은 ‘빈손 방문’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부산 의원들은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한 초선 의원은 “아마 김 위원장이 (신공항에 대해) 잘 몰라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면서 “부산시당 차원에서 브리핑도 해야 했는데,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신경을 못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유선 임동우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