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확장)안이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정치권의 시계가 빨라졌다. 신속한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방안으로 ‘특별법 제정’이 유력하고, 내용은 인천국제공항 건설 당시 제정했던 특별법 내용을 상당 부분 준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특별법의 형식은 다양한 안이 거론되는데 각 안마다 장단점이 뚜렷해 어떤 형태의 특별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① 부울경 신공항 특별법
- 타당성검토 단축·예타면제 골자
- 전방위적 지원 가능해 가장 유력
이른바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원포인트 특별법’이다. 사전타당성 검토 단축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골자다. 개항 목표 시기는 2030부산월드엑스포까지다. 이 일정을 고려하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는 필수다. 이밖에 국가적 지원(재정 확보) 사항 등 특례 규정, 부울경 공항공사 설립 및 운영 근거 규정 등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거론되는 방안 중 가장 유력하다. 인천국제공항의 신속한 건설을 위해 별도로 제정된 ‘수도권신공항건설촉진법’을 차용했기 때문이다. 선례가 있는 만큼 특별법에 대한 당위성도 충분하다. 부울경 입장에서도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전방위적 지원 법안이라 선호하는 방안이다.
다만 특별법에 예타 면제 규정을 명시할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수도권신공항건설촉진법에도 예타 면제 규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예타 제도가 1999년에 도입되면서 인천국제공항은 예타 조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② 2030 월드엑스포 특별법
- 엑스포 사업 일환으로 국비지원
- 유치시기 따라 속도 늦어질수도
2030부산월드엑스포(엑스포) 지원을 통한 ‘우회 전략’이다. 엑스포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 관련 SOC 사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지원특별법,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특별법 등을 본떴다.
핵심은 ‘국비 지원’이다. 앞서 법들에는 ‘국가가 박람회 관련 시설의 신설, 신축에 관한 사업비 전부 또는 일부 지원할 수 있다’는 규정이 명시됐다.
이에 따라 여수세계박람회에는 KTX 여수EXPO역 건설 등으로 7조 원,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8조5000억 원의 국비가 투입됐다. 가덕신공항 건설도 엑스포 지원의 일환으로 국비를 지원받자는 이야기다.
다만 엑스포 유치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탓에 가덕신공항 건설 ‘속도전’에 뒤처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엑스포 개최지는 2023년 확정된다. 이후 관련 지원 특별법이 제정된다면 가덕신공항 건설도 늦어질 수 있다.
③ 영남권 신공항 특별법
- 가덕·TK 묶어 시너지 효과 노려
- 공항 성격 서로 다르다는 지적도
가덕신공항과 대구통합신공항 건설 사업을 묶은 ‘패키지 법안’이다. 현재 대구 수성을을 지역구로 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대구통합신공항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두 공항에 대한 특별법을 묶어 발의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계산이 깔렸다.
강점은 대구·경북(TK) 반발의 최소화다. 김해신공항안이 사실상 무산되자 당장 대구·경북에서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가덕신공항에 대해 홍 의원은 “찬성한다”고 했지만, 권영진 대구시장은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패키지 법안이 발의된다면 TK의 지원을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가덕신공항과 대구통합신공항의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덕신공항은 군이 함께 사용하지 않는 민간공항이고, 대구통합신공항은 민군이 함께 사용하는 공항이다. 또 가덕신공항은 엑스포 전 완공이 필수지만, 대구통합신공항은 공기 단축 필요성이 덜하다. 특별법에 두 공항이 함께 담기면 대구공항 건설 상황에 따라서 가덕신공항 절차가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