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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李李(이낙연·이재명)카드로는 불안…친문 싱크탱크 제3의 대권주자 물색

與 ‘민주주의 4.0’ 출범의 속내

  •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  |   입력 : 2020-11-22 19:44:10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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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엉이모임’ 출신 등 핵심 60명
- 정책 연구 모임 취지 밝혔지만
- 정권 후계자 찾을 목적일 가능성

-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 속
- 윤석열 급부상에 위기감 확대
- 김경수 지사 대망론 컸지만
- 실형 선고로 대선 직행 힘들 듯

- PK 남은 재목 김두관 유일하지만
- 친문 “고려 대상에서 빠져 있어”
- 정세균·유시민·이광재 등 거론
- 부산·서울 보선 결과가 변곡점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뒤를 이을 적자(嫡子)를 찾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친문 핵심인사들이 주축이 된 ‘민주주의 4.0 연구원(가칭)’이 22일 출범했다. ‘민주주의 4.0’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연구목적의 모임”이라고 취지를 밝히고 있으나, 2022년 대권을 향한 현 정권 핵심세력의 싱크탱크라고 볼 수 있다. 모임 멤버들은 “친문 세력화는 100% 틀린 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결국은 ‘李·李(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를 벗어날 제3의 후보를 물색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적지 않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2심 실형 선고로 친문계의 대권 구상에 차질이 빚어진 시점에서 ‘민주주의 4.0’의 출범은 PK(부산 경남) 친문의 고민과 겹치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 4.0 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 참석한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민주주의 4.0’ 친문 진영의 전초기지?

‘민주주의 4.0’은 홍영표 전해철 김종민 황희 전재수 최인호 등 친문 핵심과 윤건영 김영배 등 청와대 출신 의원을 주축으로 60명에 가까운 현역 의원과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모임이다. 집권 초반 ‘친문패권’ 논란으로 자진 해산한 ‘부엉이 모임’의 덩치를 키운 성격이 강하다. 공식적으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권에 이은 4기 민주정부의 정책과 노선을 연구하는 모임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모임의 목표가 ‘정책과 노선 연구’만은 아니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한 모임 참여인사는 “공부만 하겠느냐. 대선을 앞두고 인물도 당연히 연구하지 않겠느냐. 자칫 하다가는 초반부터 대선주자를 내세우기 위한 모임으로 인식될 수 있으니까 조심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비문 진영에서는 벌써 ‘민주주의 4.0’의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주의 4.0 연구원’ 도종환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또 다른 관계자의 말도 의미심장하다. “우리가 흩어져 있다 보면 ‘누구는 누구를 밀고 있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으니, 차라리 한데 뭉쳐서 그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자는 의미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친문 후보’가 없는 대권 구도를 이대로 보고 있을 수만은 없고, 최상의 카드를 끝내 찾아내지 못할 경우 ‘경쟁력이 있으면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후보’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다. 친문 핵심인 ‘부엉이 모임’이 주축이 된 데다 출범 시점도 李·李 양강의 정체기라는 점에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급부상으로 李·李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만약 당내 경선 구도가 양강 구도에서 다자 구도로 재편될 경우 친문 진영의 차기 주자 띄우기는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에도 좋은 환경이 된다.

어쨌거나 내년 4월 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당대표와 원내대표 선거, 대권후보 선출 등의 정치 일정을 앞두고 발족한 ‘민주주의 4.0’은 당내 주도권 경쟁의 전초기지가 될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 ‘민주주의 4.0’의 출범과 연장 선상에서 볼 수는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당내 인사를 두루 접촉하는 것을 놓고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李·李 구도로 당내 경선이 진행되면 PK 지역은 더욱 소원해질 수밖에 없고, 본선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런 흐름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PK 민심을 끌어올 수 있는 후보를 발굴해 새판을 짜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고민 깊어가는 PK 친문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 선고가 내려지기 전까지만 해도 PK 친문들은 결과를 낙관하면서, ‘PK 출신이면서 노무현·문재인의 적자인 김경수 대망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경수 카드’는 ‘PK 후보+호남 지지’라는 민주당의 대선 승리 방정식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김 지사가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정치적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대법원에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김 지사가 2022년 대선으로 직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김경수 카드’를 사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의 한 부산 의원이 김 지사에 대한 항소심 실형 선고 후 “대법원이 남아있지 않느냐. 정치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직 당내 후보경선 시점인 내년 9월 10일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고, 그 사이에 대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 모르지 않느냐”고 말한 데서도 ‘PK 후보’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친문, 특히 PK 친문 진영에서는 적자인 김 지사를 앞세워 이낙연·이재명 구도를 흔들면, 김경수·이낙연·이재명 3자 구도로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을 뿐 아니라, 단시간 내 양자 구도 속으로 김 지사를 밀어 넣을 수 있다고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김경수 대망론’이 가시권에서 멀어지면서 친문 진영 내에서도 ‘대타’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낙연 대표나 이재명 경기지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두 사람의 본선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제3의 후보를 찾자는 주장도 상당하다.

PK 친문들이 볼 때 노무현·문재인의 ‘줄’에서 벗어나 있는 李·李 카드는 탐탁지 않다. 한 PK 친문 핵심 인사는 “이낙연·이재명에 대해 큰 틀에서 정통 친노나 친문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마음이 확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두 사람은 ‘친노·친문’의 ‘때’가 묻지 않다 보니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PK 친문의 선택은

지역적으로만 본다면 남은 PK 주자는 김두관 의원이 유일하다. 하지만 김 의원은 PK 친문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한 PK 친문 의원은 “김 의원은 고려 대상에서 빠져 있다. 김 의원이 의원들의 모임 대부분을 좇아다니면서 어필하고 있기는 한데, 안타까운 일이지만 관심 밖”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PK 친문 인사는 “‘김경수가 아니면 김두관으로라도 하자’고 말할 사람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2012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 당시 출사표를 던졌던 김 의원이 “너무 멀리 나갔다”는 것이다. 당시 문재인 후보와 날카롭게 각을 세웠고, 그 기억이 너무 강렬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김 의원의 한 주변 인사는 “최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만난 뒤 김 의원이 상당히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PK 친문들의 생각은 ‘PK의 지지’를 자신할 수 있는 후보를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당내에서 제3의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은 우선 정세균 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광재 의원 등이다. 대중적인 인지도는 물론이고 친문 지지자들의 호감도가 높은 유 이사장은 아직 본인이 손사래를 치고 있고, 임 전 실장은 친문이기는 하지만 PK와는 이렇다 할 교감이 없다. 정 총리는 언제 총리직을 그만두고 대권을 향할지 관건이기는 하지만, 본인 실력으로 지지율을 숫자로 보여주기 전까지는 친문 진영에서 먼저 끌어안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PK 친문에서는 이광재 의원에 대해 확장성이 있다고 보고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 의원은 ‘우(右) 광재’로 불렸을 정도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고, 부인이 부산 출신이다. 게다가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이정호 참여정부 시민사회수석과는 처남매부 관계다.

PK 지역 한 친문 인사는 “이 의원이 친 부산인 것은 분명하다. PK 친문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 시절 이 의원과 함께 청와대에 근무했던 전재수 의원은 “이 의원은 당내 K-뉴딜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으면서 ‘정책 실탄’을 많이 만들고 있다. ‘민주주의 4.0’에도 속해 있어, 노력 여하에 따라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다.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친문 의원 상당수가 동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PK 친문들이라도 ‘박연차 게이트’를 극복해야 하고, 온전한 친문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이 의원을 제3의 후보로 내세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내년 4월 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여권 대권 경쟁 구도의 1차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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