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 대통령 상대 행소 가능성
- 文-尹 새로운 갈등구도로 번져
- 법조계 “2개월 정직은 절충안”
- 부담 덜면서 수사 제외 효과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재가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하면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충돌 1막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윤 총장이 징계 결과에 반발해 소송전을 예고한 만큼 장기전으로 들어가면 정국 수습은 당분간 요원할 전망이다.
검찰총장 해임이라는 초강수는 면했지만, 문 대통령은 직접 발탁한 검찰총장이 사상 초유의 중징계로 손발이 묶이는 상황을 초래한 데 대한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윤 총장은 집행정지 신청, 처분 취소 등의 소송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최종 재가를 한 문 대통령을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지금까지 흘러온 추-윤 갈등 구도가 ‘문 대통령 대 윤 총장’ 구도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국면전환을 위해 추 장관 교체를 포함해 2차 개각을 서두를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야당은 징계를 폭거라고 비난한 반면 여당은 징계위를 두둔했다.
야당은 이날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를 두고 “공권력이라는 탈을 쓴 조직폭력배의 사적 보복과 다를 바 없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입장문에서 “임면권자로서 윤 총장을 사전에 불러들여 내쫓으면 될 일을 굳이 복잡한 절차를 거치게 하는 대통령,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검찰총장이 서로 맞대고 소송하는 모습이 어떻게 비칠 것인지를 문 대통령이 냉정하게 판단해 봐야 한다”며 문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징계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검찰개혁을 왜 해야 하는지 더욱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2개월 정직’ 처분에 대해 징계위가 여론과 향후 대응을 놓고 절충한 끝에 이런 처분을 의결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심의에 참여한 위원은 정한중 위원장 직무대리와 법무부 이용구 차관, 대검 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 전남대 안진 로스쿨 교수 등 4명이다. 과반수인 3명이 낸 징계 수위 의견 하한선에 따라 의결이 이뤄지는데, 해임부터 4개월 정직까지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직 2개월 의결은 이들 의견을 놓고 다시 과반수가 같은 결론에 이를 때까지 토론한 끝에 나온 합의점이다.
법무부가 감찰과 징계위 준비 과정에서 절차 문제를 놓고 윤 총장과 대립하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또 의결에 앞서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해임이나 면직보다는 3~6개월 정직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이런 상황에서 ‘2개월 정직’ 의결은 면직 이상 중징계에 따른 부담은 덜면서 일정 기간 윤 총장을 원전 수사 등에서 배제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징계위는 윤 총장의 불복과 소송 제기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논란이 됐던 ‘판사 사찰’ 혐의는 인정됐지만, 윤 총장의 징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 징계위로서는 최악의 결과를 맞는다. 결국 징계에 따른 실효성과 실제 집행 가능성 등을 따져 2개월 정직 처분을 의결했다는 분석이다.
윤 총장 정직 의결에 ‘답이 정해졌던 결론’ ‘색안경을 낀 정치적 결정’이라는 등 비판이 제기되며 검찰 내부가 들끓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선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