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권유민 양

- 청소년 위한 스포츠 환경 조성해주길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도 못 가고 혼자 있다 보니 걱정과 불안감이 높아진 청소년이 많다. 특히 지역에 살고 있는 만큼 학업에서 수도권 학생보다 뒤처지는 게 아닌지 걱정을 많이 했다. 고3 수험생은 시험에 대한 고민이 매우 많았다. 새 시장이 당선되면 이런 특수한 상황을 겪은 10대 학생을 대상으로 심리치료 등 상담을 활성화했으면 한다. 육체와 정신이 건강한 청소년이 많아야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또 청소년이 신체 에너지를 발산할 곳이 마땅히 없다. 먼 길을 가지 않더라도 여름엔 수영장에서, 겨울엔 빙상장에서 계절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조성됐으면 한다. 빙상장만 하더라도 부산에 북구, 남구 빙상센터 등 손꼽을 정도다. 청소년이 학업에 쌓인 스트레스를 문화 스포츠 공간에서 마음껏 풀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새 시장이 당선된 이후엔 청소년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이뤄졌으면 한다.


■ 20대 최영환 씨

- 청년 취업·주거문제 해결 최우선 과제

아무래도 취업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코로나19가 흔들어댄 노동시장의 구조 앞에서 청년은 길을 잃었다. 채용 일정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정규직 일자리가 대폭 감소해 채용시장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그나마 비정규직 일자리는 자취를 감춰 아르바이트하는 청년에게도 충격 여파가 컸다. 차기 부산시장은 모양만 그럴 듯한 정책이 아니라 실질적인 취업 지원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 필요하다면 청년 대표와 격의 없이 머리를 맞대 의견을 주고받고, 청년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정책을 파악하는 시간을 마련했으면 한다. 또 타지역에서 온 학생을 위한 주거 문제도 해결해 줬으면 한다. 학교 기숙사는 수용 인원이 적고 성적이 좋아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기숙사 배정이 안 되면 비싼 월셋집에 살 수밖에 없다. 타지에서 온 대학생에게 매달 월세 내는 건 너무 버거운 일이다. 청년에게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 30대 김민철 씨

- 산·바다 등 천혜 자원 살릴 시정 필요

부산은 산과 바다, 낙동강 하류의 다양한 생태를 물려받은 천혜의 자연관광도시다. 비록 과거 우리 경제를 견인하던 제조업과 항만운수업이 빠져나가고, 청년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본디 자아냈던 부산만의 색깔은 지금도 진하게 배어있다. 아쉬운 것은 부산의 요지가 지속적으로 아파트 건설에만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거주환경의 확보는 중요한 과제이나, 넘치는 인프라를 아파트에만 투자하기에는 좀 아깝다. 점차 인구와 이익창출이 줄어드는 노후화된 도시라 비판하기에 앞서, 천혜의 자원을 활용해 자연과 공존하면서도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많은 사람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지자체와 시민 모두가 함께 고민해나갈 때다. 역세권, 오션뷰, 리버뷰…, 이는 소수만 누릴 수 있고 부가가치의 재생산 및 분배가 어려우며, 분위기만 바뀌면 한낱 춘몽 같이 사라져갈 거품 같은 가치이지 않을까.


■ 40대 이성한 씨

- 개발 중심은 그만… 책임정치 보여달라

지난 지방선거에서 부산시민이 선택한 더불어민주당으로의 과감한 권력교체는 결과적으로 실패한 정치적 선택이 됐다. 그러나 부산시민은 새로운 변화와 개혁이 단순한 정당교체나 행정능력을 가진 후보를 선택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는 소중한 교훈도 배웠다. 지방선거에서 시민이 선택하는 시장은 4년간 부산시정을 책임지고 시민을 위한 정치를 펼칠 정치인이다. 제한된 예산과 재정으로도 어떤 정치를 하느냐에 따라 시민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시정은 가능하다. 그동안 민선 부산시장은 시민의 삶과는 동떨어진 토건개발과 개발 중심의 특혜정치만을 보여줬다. 이제는 달라야 한다. 과거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새로운 부산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선출될 부산시장은 시민의 일상적인 삶의 과정을 정교하면서도 과감하게 바꿀 수 있는 책임정치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정치인이 선출되면 좋겠다.


■ 50대 권은영 씨

- 경제 살리기와 복지증진 모두 챙겨야

태어나고 자라서 열심히 일하고 명예로운 은퇴까지 한 내 고향 부산이라는 도시에 애정이 크다. 하지만 은퇴 전부터도 걱정스러웠던 부산의 여러 가지 문제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더욱더 심해졌다. 부산경제는 활력을 잃었고 은퇴 이후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공적 복지시설도 너무 부족하다.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에게서 듣는 각종 사회·문화시설 혜택은 부산에서 찾아보기 힘들어 안타깝다. 공연 보는 걸 좋아하는데 ‘문화 불모지’라는 오명을 가진 부산에서는 언제쯤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도시에 대한 외부의 평가도 박하다. 예전에는 ‘제2의 도시 부산’이었건만 과거의 영광이 돼버린 지 오래인 듯하다. 이번에 선출될 부산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진정한 민생경제의 활성화와 성공적인 시민복지를 챙기는 ‘찐한’ 부산 사랑이 느껴지는 사람이길 바란다.


■ 60대 박인환 씨

- 중소기업 살리고 높은 도덕성 갖췄으면

올해는 코로나19 정국 탓에 특히 경제적으로 힘든 한 해였다. 그동안 매출의 70%를 수출로 벌어들였는데 올해는 총매출액의 4분의 1 정도가 빠져 어려운 상황이다. 주로 미국과 유럽으로 제품을 보내는데 요즘은 선박 구하기도 어려워 운임 면에서도 손실이 크다. 정부 차원에서 여러 지원책을 내놓지만, 지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가까운 부산시에서 조금 더 현장을 살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 중소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자체 차원의 세제 혜택이나 규제 완화 등의 지원책을 새로운 부산시장이 잘 살펴봐 주길 바란다. 두 번째로 바라는 건 도덕성이다. 전임 시장이 여직원 성추행 파문으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만큼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이다. 한 도시를 대표하는 자리에 오르는 인물인 만큼 도덕적 측면에서 부끄러움이 없어야겠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걸 깨닫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 70대 남말선 씨

- 노인 좌절감 없도록 권익 보호 앞장을

부산은 전국에서 노인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도시다. 그런데도 노인을 위한 훌륭한 시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부산에 사는 노인에게 부산이 ‘노인이 살기 편한 곳’이란 느낌도 잘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노인도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해야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그러한 점이 매우 안타깝다. 어찌됐든 새 부산시장은 부산의 많은 노인을 위해 일하고, 노인이 살기 좋은 시정을 펼치는 데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또 노인이 언제 어디서든 나이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노인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힘 써 줄 시장, 노인을 만나면 “어르신 사랑 합니다. 건강 챙기세요” 라고 진심 어린 따뜻한 인삿말을 전할 줄 아는 시장, 나이 많은 노인이라는 이유로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로 내몰린 이들에게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줄 사람이 새로운 시장이 되길 바란다.


■ 80대 신창대 씨

- 세계도시 도약 이끌 비전 제시해 주길

흔히 정치나 선거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면 보수정당이다, 진보정당이다 하면서 우리 편과 상대 편을 나눈다. 그러나 부산시의 시정은 이런 정치적 색깔에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정치적 구분을 떠나 우리 사회 전반과 어울려 소통하는 시정을 펼치는 분이 부산시장으로 당선되길 바란다. 또 젊은이들이 일자리 등의 문제로 힘겹게 살아가는데, 경험과 재능이 있는 노인이 젊은이에게 ‘잘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며 도움을 주는 봉사 일자리를 모색해 젊은이와 노인이 함께 잘 살아가는 도시를 만드는 분이 됐으면 한다. 노인은 젊은이 생각보다 많은 재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재능을 부산을 위해 나누고 봉사하며 서로를 계발할 여지도 분명히 있다. 부산은 산업도시인 동시에 세계화를 지향하는 도시인 만큼 세계 도시로 도약하는 우리 시대의 다양한 비전을 펼쳐나갈 수 있는 사람이 부산시장으로 이 도시를 이끌어가길 희망한다.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