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층 공략 위해 靑 사전교감설
- 文지지층 반발 우려에 일파만파
- 최고위서 잠정보류로 봉합 수순
- 野 “던져놓고 주워 담나” 맹비난
새해 벽두 정국을 달궜던 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사면론’을 놓고 당이 사실상 재론하지 않기로 방향을 잡았다. 국면 전환과 차기 대선 레이스를 위한 이 대표의 승부수가 당내 반발에 이틀 만에 후퇴함에 따라 이 대표의 리더십이 큰 상처를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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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은 3일 오후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논의를 사실상 재론하지 않기로 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이 문제는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앞으로 국민과 당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일단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려보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상당수 최고위원은 사면을 위해선 당원은 물론이고 국민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이를 위해선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정국의 최대 뇌관으로 부상했다. 4·7 보궐선거를 목전에 두고 여야는 물론 진영별로 여론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을 건드렸던 탓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통령 고유 영역인 사면 문제를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여당 대표가 언급했겠느냐며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청와대가 먼저 꺼내기에 부담스러운 이슈를 이 대표가 떠맡아 당청이 정치적 부담을 나눴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내년 3월 대선을 노리는 이 대표로서는 대선의 전초전격인 오는 4월 보궐선거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강력한 카드로 해석됐다. 추미애-윤석열 갈등과 부동산 실정, 코로나 백신 논란 등으로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되고 자신의 지지율도 주춤한 상황에서 사면 카드는 통합과 중도확장의 기회다. 여기에 ‘탄핵 사과’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졌던 야권의 재분열이라는 부수 효과도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승부수는 당내 반발이라는 첫 관문부터 부닥치면서 힘을 받지 못하게 됐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무죄를 주장하고 정치적으로 재판을 받는 사람에게 반성하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라며 “사면을 두고 장난을 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중차대한 사면 문제를 던졌다가 당내 반발에 다시 주워 담는 모습이 가관”이라고 꼬집었다.
당장 오는 1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최종적으로 나오면 사면 논의는 또다시 정국의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향후 논의가 주목된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