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양 부모 마음 변할 수도 있어
- 아동 교체 등 대책 필요” 논란에
- 靑 “사전위탁제 보완 취지” 해명
- “남북대화로 북핵 위협 해결 가능”
- 가덕신공항 등은 안 다뤄 아쉬움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예정된 100분을 훌쩍 넘겨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침묵했던 현안에 대해 소상히 의견을 밝혔다. ▷방역·사회 ▷정치·경제 ▷외교·안보 분야로 진행된 이날 회견에서 가덕 신공항 등 지역 현안 이슈는 전혀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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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백신공급 충분히 빨라
문 대통령은 “좀 더 빨리 백신을 확보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텐데 후회하지 않느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백신 공급은 빨리 도입이 돼 있고 물량도 확보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처음 개발되는 백신이기 때문에 여러 백신을 고르게 구입하면서 위험도 분산시켰다”면서 “접종 시기라든지 집단면역 형성 시기 등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결코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2월 말, 3월 초로 예정된 첫 접종 시기에 대해선 “조금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법무부와 검찰 갈등에 대해서는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놓고 함께 협력해 가야 할 관계인데, 갈등이 부각된 것 같아서 국민께 정말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 같았으면 아무런 갈등이 없는 것처럼 물러나게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이런 갈등이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작동되고 있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정책 한계 인정
문 대통령은 투기 억제 위주의 부동산 정책에 한계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한편 설 전에 시장의 예상수준을 뛰어넘는 공급대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과거 정부에 비해 주택 공급을 많이 늘렸고, 그렇기 때문에 투기를 잘 차단하면 충분한 공급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결국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4차 지원금에 대해서는 “지금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면서 선별지급인가 보편지급인가는 “방역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드라이브를 거는 ‘이익공유제’와 관련해선 “전제는 그것을 제도화해 정부가 강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경제계에서 자발적으로 운동이 전개되고 국가가 참여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권장하는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남북관계 마지막 불씨
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올해 집권 5년차이기 때문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도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서두를 수는 없지만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서도 “언젠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바람을 표시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선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가 성공적으로 타결되면 다 함께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봤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으로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면서 “그 대화는 (싱가포르 선언 등) 트럼프 정부에서 이뤘던 성과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위안부 판결 등 한일관계 현안과 관련해선 “과거사 문제도 사안별로 분리해서 서로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모든 문제를 서로 연계시켜서,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다른 분야의 협력도 멈춘다든지 이런 태도는 현명하지 못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입양 취소 발언 논란
이날 회견에서는 최근 발생한 입양아동의 학대 사망 사건과 관련한 답변에서 입양 취소·교체에 대한 언급이 나와 논란이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인이 사건’ 같은 사례를 막을 대책을 묻는 질문에 “입양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취소한다든지, 또는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하고 맞지 않는 경우에 아동을 바꾼다든지 입양 자체는 위축시키지 않고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견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입양이라는 것은 아이를 골라 쇼핑하는 것이 아니다”며 문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아동학대 사망 사건 방지책이 결국 교환 또는 반품인 것이냐”며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 관계자는 “ 대통령의 말씀 취지는 입양 확정 전 양부모 동의 하에 활용되고 있는 ‘사전위탁보호제도’ 등 입양제도를 보완하자는 것이지 파양을 말한것이 아니다”고 진화에 부심했다.
한편 사상 처음 온오프 방식 동시 진행된 이날 회견에서 현장 및 온라인 참여 기자 120명은 손 대신 번호표를 들고 질문을 신청했다. 중간중간 화상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일부는 질문을 포기했고, 한 외신 기자는 음성이 잘 들리지 않아 세 차례나 질문을 반복하기도 했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