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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문재인 대통령 ‘123분 신년회견’에 지역은 없었다 /정유선

새해구상 온·오프라인 병행 행사, 28개 문답 중 비수도권 이슈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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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기자 20명중 질문기회 단 1명
- 별도섹션 배분 등 안배 고려해야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첫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진행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18일 마무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입양 취소 발언’ 논란에 여러 현안이 묻혀버렸지만 정작 아쉬웠던 점은 따로 있었다. 123분간 진행된 회견에서 28개 질문 가운데 지역 관련 이슈는 단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날 현장 및 화상연결을 통해 참여한 120명 중 지역기자단은 20명이었는데 질문 기회를 얻은 지역 기자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교육 관련 질문을 하는 바람에 회견 내내 지역 이슈는 전혀 다뤄지지 못했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현장에 참석했던 국제신문을 비롯한 3명의 지역 기자단에게도 기회는 오지 않았다. 최대 관심사인 가덕신공항 문제와 공공기관 2차 이전, 존폐 위기에 놓인 지방대 회생방안 등 3순위까지 질문을 준비했던 기자는 허탈한 마음으로 회견장을 빠져나왔다. 부산 울산 경남(PK)는 물론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 전북 공공의료원 설립 등 지역의 미래가 달린 현안에 대해 지역민은 대통령의 견해를 들을 기회를 놓쳐버렸다. 특정 지역 현안을 떠나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주요 국정과제로 삼은 이 정부에서 대통령의 구상과 해법을 들을 수 없었다.

각본 없이 진행된 이날 회견은 번호표를 들고 질문을 신청한 기자들을 문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쏟아지는 질문에 답변을 이어간 문 대통령으로서는 지역 이슈가 배제된 것을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진행을 맡았던 홍보수석이나 참모조차 지역 이슈에 대한 질문을 유도하지 못한 부분은 미숙한 측면이 있다. 또 사전에 지역기자단에 질문권을 주는 등 배려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다시 지역 이슈가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는 별도로 지역 관련 분야를 배분하든지 최소한의 지역 이슈 할당제라도 고민해야 할 판이다.

회견이 끝난 뒤 청와대 지역기자단에서는 “역대 기자회견에서 지역 이슈가 전혀 다뤄지지 않은 회견은 처음”이라며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지역기자단 사이에선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면 달랐을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한 기자는 “노 전 대통령 같았으면 회견 말미에라도 ‘지역 관련 질문이 하나도 안 나왔는데 지역 기자단 중에 손 한번 들어보세요’ 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이름을 불러가며 친근감을 표한 기자는 외신기자 두 명이었다.

서울정치부 차장 freesu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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