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바이든 시대 외교라인 재정비
- 김여정, 강경화 비난담화 영향도
- 장관 18명 중 여성은 3명만 남아
- 與 정치인 기용 당정청 소통 강화
- ‘회전문 인사’ 비판 피하기 어려워
- 6명 국회의원 겸해 3권분립 우려
- 해수부 제외에 검증문제 등 거론
- 대권 잠룡 정세균 총리 사퇴 시점
- 또 한번 추가 개각 나설 가능성도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단행한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사는 ‘친문’(친문재인) 전진 배치가 특징이다. 국정 이해도가 높은 인사들을 전면 배치해 임기말 국정 동력을 다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내각의 3분의 1이 국회의원을 겸하게 됐고, 여성 장관 비율은 17%로 떨어졌다.
■강경화 교체, 김여정 데스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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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교체하고 후임에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내정했다. 사진은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전직 주미대사 간담회에서 강 장관과 정 전 실장이 대화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
문 대통령과 함께 5년 임기를 채울 것이란 의미로 ‘K5’‘오경화’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던 강경화 외교장관의 교체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등에 맞춘 외교라인 재정비 차원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지만 지난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비난 담화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김 부부장은 “코로나로 인한 도전이 북한을 더욱 북한답게 만들었다”는 강 장관의 발언을 두고 ‘주제넘은 망언’이라며 “두고두고 기억하고 정확히 계산하겠다”는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7월 통일부 국방부 장관 교체도 김여정 담화 후 한 달만에 이뤄진 바 있어 ‘김여정 데스노트’라는 말이 돌았다.
강 장관과 박영선 중기부 장관 교체로 내각 내 여성 비율은 크게 줄면서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공약은 지켜지지 못했다. 전체 18명의 장관 중 여성은 3명(유은혜 교육·정영애 여성·한정애 환경장관 후보자)으로 16.7%에 머물렀다.
■친문 체제, 3명 중 1명 의원 겸직
최근 세 차례 개각으로 발탁된 인사 9명 중 ‘친문’ 성향 의원이 5명(전해철 행안부 장관과 박범계 법무·한정애 환경·황희 문체·권칠승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달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까지 전체 장관의 3분의 1이 국회의원직을 겸하고 있고, 유은혜 교육부총리를 포함하면 7명이 정치인 출신이다.
여당 정치인 출신을 국무위원으로 대거 기용한 것은 국회 인사청문회 리스크를 줄이고 임기말 당정청 소통을 강화해 성과 창출에 힘을 쏟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나친 의원 입각은 3권 분립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전문성과 무관하게 ‘내 편만 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당장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개각 관련 논평에서 “외교안보도, 경제도, 문화도 위기의 대한민국인데 대통령 측근 말고는 장관 후보가 그리 없나. 오로지 민주당 의원 입각뿐”이라면서 “또다시 돌려막기, 회전문 인사”라고 혹평했다. 윤희석 대변인도 “황희 문체부, 권칠승 중기부 장관 후보자는 ‘부엉이 모임’ 출신 대표적 친문 인사로, 인사의 근거가 능력이나 전문성은 아닌 듯 하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개각 때마다 정치인 출신이 기용되고 있다. 해당 부처 전문성을 꼼꼼하게 따질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해수부 왜 빠졌나
당초 이날 인사에서 장관이 교체될 것으로 관측됐던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몇몇 부처는 제외되면서 후속 개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의 입각이 유력했던 해수부 장관 교체가 미뤄진 것을 두고 지역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울산 경남(PK) 지역 현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해수부 장관 교체를 통해 여권에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개각에서 국회의원 전면 배치가 두드러져 전 의원 발탁에 청와대가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 부처 출신, 기관장 출신 후보로 거론돼온 인사들의 검증 과정에서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등 문제가 드러났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이 큰 정세균 국무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시점에 또 한 번의 중폭 개각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마무리와 성과 창출을 위해 항상 (추가 개각을)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