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동결자금 조속 해결 의지
- 이란 정부도 신뢰해 전격 결정”
- 美 협조 필요해 빠른 태세 전환
- 해외출항 최소 13명 승선 의무
- 선사 “사실상 선언적 석방 그쳐”
이란 정부가 2일(현지시간) 억류 중이던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의 선원 대다수를 석방한다고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란의 억류 배경으로 분석됐던 우리 시중은행의 이란중앙은행 명의 동결 자금 70억 달러(약 7조6000억 원) 해제 문제가 진전이 없는 가운데서 나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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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화학운반선 ‘한국케미호’. 로이터연합뉴스 |
■바이든 행정부에 관계 개선 신호
이란은 우리 선박 억류 배경으로 해상오염에 따른 사법절차를 들었지만, 동결 자금 문제에 진전이 있으면 석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계속 흘렸다. 하지만 현재까지 동결 자금 문제에 대한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이란은 우리 선원을 전격 석방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아직 해결이 된 것은 없지만 이란 측이 우리의 조속한 동결자금 해결 노력을 믿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세이에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차관과 통화하면서 거듭 동결자금 문제의 해결을 약속했다. 특히 최 차관은 동결자금과 관련,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면서 미국측과 협의가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미 협의를 투명하게 진행해 나갈 것임을 이란측에 설명한 것으로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이란 측이 미국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에서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어차피 동결자금 해제를 위해선 미국 측의 협조가 필요한데 한국인 억류가 장기화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날 뿐이라고 여겼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란 측이 ‘해상오염’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장기간 억류를 한 데 대해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이란은 한국 정부의 요구에도 지금까지 해상 오염과 관련해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한국인 대부분 잔류 아쉬움
한국케미호 선사인 디엠쉽핑은 이란의 이번 석방 결정이 사실상 선언적 의미에 그쳤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해외에 출항하는 선박의 경우 승무승선증서에 따라 규정상 최소 13명은 선박에 남아 있어야 한다. 현재 해당 선박은 바다에 묘박 중인 상태로, 태풍 등 자연재해 등으로 피항해야 할 때를 대비해 기본 인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선박에 타고 있는 한국인 5명 모두 선장과 기관장, 그리고 1·2·3항사로 선박 내 필수 인력이라 이번 석방 결정이 무의미하다는 반응이다.
디엠쉽핑 관계자는 “석방됐다 해도 배에 필수 인력이 남아 있어야 해 한국 선원들이 귀국하긴 사실상 어렵다”며 “다만 이전보다 조금 더 활동이 자유로워진 억류 상태로 선박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정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