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측 “파급력에 초조함 드러낸 것”
국민의힘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삼성 계열사 유치 공약이 당 안팎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기획재정부 등에서 주로 근무한 경제 전문 관료인 박 전 부시장은 ‘고향 부산의 경제를 살리겠다’며 4·7 부산시장 선거에 나섰고, 대기업인 삼성 계열사 유치를 ‘1호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기장군의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산업단지 내에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공장을 유치하겠다고 했습니다. 박 전 부시장은 또 영도에 삼성엔지니어링의 플랜트 모듈 공장을 유치하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박 전 부시장의 삼성 유치 공약은 사실상 모든 경쟁 후보의 공격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국민의힘 시장 후보 2차 ‘1대 1 맞수토론’. 지지율 1위를 유지하며 다른 후보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있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마저도 이 문제에서는 꽤 강한 태클을 걸고 나왔습니다.
박 교수는 박 전 부시장의 ‘삼성 유치’ 공약을 겨냥, “삼성 측과 MOU 체결 등 구체적인 협상 진행 결과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교수는 “저는 그렇게 하면 제가 부산에 가져올 수 있는 대기업을 10개도 나열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박 전 부시장은 “부시장 재직 시절 직접 발로 뛰어 협상을 진행시켰고, 삼성과도 긴밀히 논의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말 박 전 부시장의 삼성 유치 공약이 발표됐을 때는 해당 단체장인 오규석 군수가 반발하고 나왔습니다. 기장군청과 부산시가 지난해 7월 협의해 대기업 유치 프로젝트를 비공개로 추진해왔다는 게 오 군수의 주장이었습니다. 물론 이 때도 박 전 부시장은 자신이 발표한 기업 유치는 기장군청과 논의한 적이 없는 사안이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지난 15일 1차 ‘1대 1 맞수토론’에서도 박민식 전 의원은 “대기업 유치만으로는 안 된다. 일자리와 바로 직결돼야 하는데 지역 청년들 취업 보장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공격했고, 박 전 부시장은 “그것이 뜬구름 잡 듯 말로만 내세우는 정치인, 발목 잡는 정치인과 저의 차이”라면서 “기업 유치를 위해 뛰어본 적 있느냐”고 역공을 취했습니다.
지난 18일 박민식-이언주 전 의원의 2차 ‘1대 1 맞수토론’에서도 삼성 유치 공약이 타깃이 됐습니다. “어떤 후보는 1년 만에 대기업을 유치하겠다고 하는데…, 부산 청년 고용으로 이어질 방안은 없다”는 박 전 의원의 말에 이 전 의원도 적극 화답했습니다. 이 전 의원은 한 술 더 떠 “대기업 유치보다도 지금 있는 대기업이 나가지 않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도 했습니다. 후보 단일화를 추진 중인 이 전 의원과 박 전 의원이 ‘찰떡궁합’으로 박 전 부시장을 협공한 것입니다. 박 전 부시장 입장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한 셈입니다. 박 전 부시장 측은 이를 두고 적잖이 격앙됐다는 후문입니다. 박 전 부시장 측 관계자는 “당사자가 없는 토론에서 자당 후보의 공약을 근거도 없이 같이 비판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는 “우리 후보(박 전 부시장)의 삼성 유치 공약이 갖는 파급력을 감안한, 경쟁 후보의 초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최정현 부국장 겸 정치부장